별과 정리
별과 정리 · 제10장 · 1부 · 누구나 손댈 수 있는 것

선거구를 어떻게 나누나

Gerrymandering
같은 표로도 결과를 뒤집을 수 있다

선을 그어 승패를 뒤집어 보세요

5×5 모눈에 파란 표 15개와 빨간 표 10개를 칠합니다. 전체 표는 파란 팀이 60%로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이제 5칸짜리 선거구 5개로 금을 그어 나누어 봅니다. 어떻게 나누느냐에 따라 빨간 팀이 3석을 차지해 승리할 수도 있습니다. 선 하나가 어떻게 다수의 뜻을 뒤흔들까요?

이야기

선거구를 어떻게 나누나
같은 사람들을 어떻게 묶어 자르느냐로 결과가 갈린다

1812년 미국 매사추세츠. 주지사 엘브리지 게리가 새 선거구 법안에 서명합니다. 그 지도를 본 『보스턴 가제트』가 구불구불한 선거구 모양에 날개와 발톱을 그려 넣고 「게리맨더」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도롱뇽을 뜻하는 샐러맨더와 그의 이름을 합친 말이었습니다.

그런데 정작 게리 자신은 그 법안을 마뜩잖아 했다고 전해집니다. 그는 독립선언서에 서명한 사람이고 뒷날 부통령까지 지냈는데, 이백 년이 지난 지금 그의 이름이 남은 것은 이 선 긋기 하나입니다. 게다가 그의 성은 원래 딱딱한 「게리」인데, 사람들은 부드럽게 「제리맨더링」이라 읽습니다.

선 하나로 결과가 뒤집히는 데는 두 가지 수법이 있습니다. 하나는 몰아넣기입니다. 상대 표를 한 구역에 왕창 몰아넣어 그곳만 크게 이기게 해 줍니다.

다른 하나는 흩어놓기입니다. 나머지 구역에는 상대 표를 조금씩 뿌려 어디서도 이기지 못하게 합니다. 남는 표는 버려지는 표이기 때문입니다. 한 구역에서 90대 10으로 이기든 51대 49로 이기든 얻는 의석은 똑같이 하나입니다.

그래서 이기는 쪽은 아슬아슬하게 여러 곳에서 이기고, 지는 쪽은 크게 몇 곳에서만 이기게 됩니다.

오늘 이것이 하는 일

선거 결과가 선거구 모양에 좌우됩니다. 같은 표를 받고도 어떻게 나누느냐에 따라 의석 수가 달라집니다.

그래서 미국 여러 주에서 「선거구가 얼마나 찌그러졌는가」를 수학으로 재어 법정에 증거로 냅니다. 우리나라 선거구 획정에서도 같은 다툼이 있습니다.

계단 넷 — 같은 사실을 네 깊이로

초4 · 초5 — 손으로 해 본다

모눈에 색칠해 나눠 본다

모눈종이에 파란색과 빨간색 바둑알을 흩뿌려 놓습니다. 5개 구역으로 나누어 각 구역에서 더 많은 색이 이기는 규칙입니다.

상대편 지지자를 한 구역에 5명 몽땅 몰아넣고(패킹), 나머지 구역은 우리 편이 3대 2로 아슬아슬하게 이기도록 쪼개면(크래킹) 전체 표가 훨씬 적어도 의석을 더 많이 차지하는 마법이 생깁니다.

선거구를 그어 보세요

50명(파랑 30명, 빨강 20명) 마을에서 5개 선거구 경계선을 마우스로 밀어본다
얻는 의석 % 지지율 고르게라면
전체 표는 파랑이 60%(30표)로 압도적인데, 그런데 선거구 금을 요리조리 나눴더니 빨강이 3석을 차지해 선거를 이겨버린다
파란 편이 훨씬 많은데 금을 얌체같이 그었더니 빨간 편이 이긴다
중1 · 중2 — 까닭을 찾는다

승패를 뒤집어 보기

이런 인위적인 선거구 조작을 게리맨더링(Gerrymandering)이라고 부릅니다. 1812년 미국 매사추세츠 주지사 엘브리지 게리가 자기 당에 유리하게 만든 선거구 모양이 도롱뇽(Salamander)을 닮아 붙은 이름입니다.

선거구를 나누는 경계선의 기하학적 형태에 따라 유권자의 표심과 전혀 다른 선거 결과가 왜곡되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몰아주기와 쪼개기

각 선거구별 득표수를 집계하며 승리 기준 초과표와 패배자 사표를 합산해 효율성 격차(Efficiency Gap)를 계산한다
버려지는 표 % 선거구 수 방식
모든 선거구가 팽팽하게 치러진 겉보기 공정한 선거 같은데, 그런데 사표를 세어보니 한 정당의 표 80%가 허공으로 버려져 의석이 싹쓸이당한다
투표는 다 했는데 내 표가 쓰레기통에 다 버려지도록 교묘하게 울타리를 쳐놓았다
고1 · 고2 — 넓혀 본다

공정성 지표

수학자들은 게리맨더링을 방지하기 위해 효율 갭(Efficiency Gap, EG) 지표를 개발했습니다. 각 정당의 사표(패배자의 표 + 승리 기준 50% 초과 표)의 차이를 총 투표수로 나눈 값 입니다.

또한 선거구 형태의 기하학적 콤팩트성을 평가하는 폴스비-포퍼 지수(Polsby-Popper measure) 등 등주부등식 지표를 도입하여 왜곡을 수치로 감시합니다.

효율 격차를 재 보세요

선거구 둘레 P와 면적 A를 측정하는 폴스비-포퍼(Polsby-Popper) 슬라이더를 민다
효율 격차 A B
정상적인 둥근 선거구는 지수가 0.8에 가까운데, 그런데 특정 표만 갉아먹으려고 지렁이처럼 늘린 선거구는 지수가 0.05로 곤두박질친다
지렁이처럼 길고 꼬불꼬불하게 선거구를 그리면 수학 점수가 0점으로 떨어진다
대학 — 어디까지 가나

최적화와 정치

현대 선거구 획정 분석은 마르코프 연쇄 몬테카를로(MCMC) 기법과 그래프 분할 알고리즘을 사용합니다. 수백만 개의 무작위 공정 분할 앙상블(Ensemble)을 컴퓨터로 생성하고 실제 획정안의 통계적 편향도를 측정합니다.

이는 계산 사회선택 이론, 이산 최적화, 위상수학적 데이터 분석이 결합된 현대 응용수학의 대표적인 현실 참여 분야입니다.

공정한 선을 그을 수 있나

무작위 선거구 분할 10만 개를 생성하는 앙상블 점 분포 그래프에서 실제 법정 선거구의 위치를 찍는다
완벽히 공정한가 고른 잣대 잣대의 수
공정한 무작위 구획 10만 개의 분포는 3석에 종 모양으로 모이는데, 그런데 실제 정치인이 확정한 선거구는 분포의 맨 끝 0.01% 극단(5석 독점)에 나홀로 찍혀 조작이 들통난다
컴퓨터로 공정하게 10만 번 그려보면 정치인이 만든 지도가 사기였다는 게 점 하나로 탄로 난다

풀어 보기

중학교 · 고등학교 수준  ·  답은 검산을 마쳤습니다

사표와 효율 갭 계산. 유권자 100명이 사는 지역을 5개 선거구(각 20명)로 나누어 A당과 B당이 대결하였다. 각 선거구의 투표 결과가 다음과 같다.

· 1구: A당 19표, B당 1표 (A 승리)
· 2구: A당 9표, B당 11표 (B 승리)
· 3구: A당 9표, B당 11표 (B 승리)
· 4구: A당 9표, B당 11표 (B 승리)
· 5구: A당 9표, B당 11표 (B 승리)

(1) A당과 B당의 전체 득표수와 차지한 의석수를 각각 구하시오.
(2) 각 선거구에서 승리에 필요한 최소 표수는 11표이다. 패배한 표와 11표를 넘는 초과 표를 '사표'라 할 때, A당과 B당의 총 사표 수 를 구하시오.
(3) 효율 갭 의 값을 구하시오.

(2) 표, 표이므로 입니다.

답과 풀이 보기

(1) A당 표에 1석, B당 표에 4석.
표를 더 많이 얻고도 의석은 넷 중 하나입니다.

(2) 진 선거구의 표는 모두 사표이고, 이긴 선거구에서는 11표를 넘는 만큼이 사표입니다.

(이긴 네 곳은 딱 11표라 초과분이 없습니다)

(3) — 43%입니다.
효율 갭이 8%만 넘어도 선거구가 치우쳤다고 보는 것이 보통이니, 이 지도는 대놓고 기울어져 있습니다. 한 곳에 몰아넣고(1구) 나머지를 아슬아슬하게 지게 만드는 것이 그 수법입니다. 몰아넣은 쪽은 이기고도 남는 표가, 아슬아슬하게 진 쪽은 진 표 전부가 버려지기 때문입니다.

여기 「풀어 보기」는 기본 한 벌입니다. 더 풀어 보고 싶으면 행복수학의 그 단원으로 건너가세요.

만지는 수학으로 손에 쥐어 보기

이 장과 이어지는 「만지는 수학」 칼럼입니다. 손끝으로 직접 끌고 눌러 보며 같은 생각을 몸으로 겪을 수 있습니다.

더 멀리

「어떻게 나눌 것인가」는 곳곳에서 다툼이 됩니다.

이어지는 장

선거구를 나누는 경계선에 따라 민심이 왜곡될 수 있듯, 투표 방식 자체가 지닌 근본적인 불완전성을 수학적으로 파헤친 결과가 있습니다 — 제111장에서 사회선택이론의 한계를 확인해 보세요.

영감을 받은 곳

1812년 미국 매사추세츠주 주지사 엘브리지 게리가 통과시킨 기형적 선거구를 도롱뇽 모양에 빗대어 보도한 보스턴 가제트 신문의 풍자화에서 유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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