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상 위에 직선 하나를 긋고, 그 직선 밖에 점 하나를 찍으세요. 그 점을 지나면서 원래 직선과 영원히 만나지 않는 평행선을 몇 개나 그을 수 있을까요?
우리는 당연히 '오직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평행선이 수없이 많이 존재하거나 아예 하나도 없는 기하학이 있다면, 그것은 틀린 수학일까요?


1823년, 헝가리의 스물한 살 야노시 보여이가 아버지에게 편지를 씁니다. 「무에서 새로운 세계를 창조했습니다.」 아버지 파르카시는 평생 이 문제에 매달렸다가 실패한 사람이었고, 아들에게 「그것만은 손대지 마라」고 말려 왔습니다.
아버지는 기뻐하며 옛 친구 가우스에게 아들의 글을 보냈습니다. 그런데 돌아온 답이 이랬습니다. 「칭찬할 수가 없다. 칭찬하면 나 자신을 칭찬하는 것이 되기 때문이다. 나는 삼십 년 전에 같은 결론에 이르렀다.」
야노시는 크게 상심했고, 그 뒤로 다시는 수학을 발표하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러시아의 로바쳅스키가 이미 몇 해 앞서 같은 것을 낸 것도 뒤늦게 알게 됩니다.
왜 다섯째 공준은 증명할 수 없었을까요. 그것을 부정해도 앞뒤가 맞는 기하가 만들어지기 때문입니다. 모순이 나와야 증명이 되는데, 모순이 나오지 않았던 것입니다.
공 위에서는 평행선이 하나도 없고, 안장처럼 휜 면에서는 무수히 많습니다. 그러니 「평행선이 하나뿐」인 것은 참이 아니라 우리가 고른 것이었습니다. 백 년 뒤 아인슈타인이 우주를 설명할 때 쓴 것은 이 휜 기하였습니다.
GPS가 정확한 까닭입니다. 위성의 시계는 중력 때문에 하루에 38마이크로초씩 어긋나고, 이것을 보정하지 않으면 하루에 10km씩 위치가 틀립니다.
휘어진 시공간 — 즉 비유클리드 기하 — 를 계산에 넣어야 길 안내가 맞습니다.
종이와 지구본에 나란히 그어 본다
종이에 나란한 기찻길 두 줄을 그립니다. 두 선은 아무리 길게 늘여도 절대로 만나지 않는 평행선입니다.
하지만 둥근 지구본 위에 나란히 출발한 경도선들은 북극점에 도달하면 모두 한 점에서 만납니다. 편평한 종이와 둥근 공 위에서는 선이 만나는 규칙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평행선 공리를 말로 따져 보기
유클리드는 기하학의 다섯 번째 공준으로 '두 직선이 만나는 동측내각의 합이 180도보다 작으면 연장할 때 만난다'는 평행선 공준을 세웠습니다.
2천 년 동안 수학자들은 이 다섯 번째 공리가 앞의 네 공리로부터 증명될 것이라 믿고 매달렸습니다. 하지만 이를 부정해도 모순이 없는 기묘하고 아름다운 새로운 기하학이 탄생했습니다.
쌍곡기하 모형
가우스, 로바체프스키, 볼랴이는 평행선이 무수히 많이 존재하는 쌍곡기하학(Hyperbolic Geometry)을 개척했고, 리만은 평행선이 존재하지 않는 타원기하학(Elliptic Geometry)을 세웠습니다.
쌍곡평면에서는 삼각형의 세 내각의 합이 보다 항상 작고, 타원평면에서는 보다 항상 큽니다. 벨트라미와 푸앵카레는 원반 모형을 통해 이 비유클리드 기하학들이 유클리드 기하학만큼이나 내적으로 완전함을 증명했습니다.
공리계의 독립성
평행선 공리의 독립성 증명은 공리계의 무모순성과 독립성을 다루는 수학기초론을 태동시켰습니다. 나아가 리만 기하학은 휘어진 시공간을 미분다양체(Differential Manifold)의 메트릭 텐서로 기술하는 수학적 토대를 완성했습니다.
아인슈타인은 이 비유클리드 기하학을 바탕으로 물질과 중력이 시공간을 휘어지게 한다는 일반상대성이론을 창안하여 우주론의 지도를 영원히 바꾸었습니다.
비유클리드 기하학과 평행선. 다음 물음에 답하시오.
(1) 유클리드 평면, 쌍곡평면, 구면(타원평면)에서 삼각형의 세 내각의 합과 의 대소 관계를 각각 비교하시오.
(2) 구면 위에서 두 대원(예: 적도와 경도선)이 만나는 교점의 개수를 쓰시오.
(3) 평행선 공준이 앞선 네 개의 공리로부터 유도되지 않는 독립적인 공리임을 증명한 역사적 의의를 한 문장으로 쓰시오.
(1) 유클리드는 , 쌍곡은 , 구면은 입니다. (2) 2개입니다.
(1) 세 세계에서 모두 다릅니다.
· 유클리드 평면 — (언제나 똑같습니다)
· 쌍곡평면 (안장 모양) —
· 구면 (공 표면) —
⭐ 지구 위에서 북극 → 적도 → 적도를 가서 → 북극으로 오면 세 각이 모두 직각이라 합이 입니다.
게다가 삼각형이 클수록 더 커집니다 — 각의 합이 모양에 따라 달라집니다.
(2) 2 개입니다.
대원은 구의 중심을 지나는 평면이 잘라 낸 원입니다. 두 평면은 중심을 지나므로 반드시 한 직선에서 만나고, 그 직선이 구를 뚫는 곳이 정반대편 두 점입니다.
⛔ 그러므로 구면에는 평행선이 아예 없습니다. 어떤 두 대원도 반드시 만납니다.
(3) 「참인 기하학은 하나뿐」이라는 2,000 년의 믿음을 깨뜨렸다는 것입니다.
평행선 공준이 독립이라는 말은, 그것을 넣어도 빼도 모순이 없다는 뜻입니다.
⇨ 그러므로 서로 다른 기하학이 모두 옳게 존재할 수 있고, 어느 것이 우리 세계인지는 수학이 아니라 관측이 답할 문제가 됩니다.
2,000 년 동안 수많은 사람이 평행선 공준을 증명하려다 실패했습니다. 실패한 것이 아니라 증명할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1820 년대 보여이와 로바쳅스키가 각각 새 기하학을 세웠습니다. 보여이의 아버지는 아들에게 「그 길에서 물러서라, 나도 그 어둠을 지나 왔다」고 편지했습니다.
그런데 100 년 뒤 아인슈타인이 그 '쓸모없던' 기하학으로 우주를 설명했습니다. 우리가 사는 공간은 실제로 휘어 있습니다.
「당연한 것」을 의심한 데서 새 세계가 열렸습니다.
평평한 종이를 벗어나 굽은 공 위에 삼각형을 그리면 세 각의 합이 180도를 훌쩍 넘깁니다 — 제7장 에서 엿보았던 비유클리드 기하학이 2천 년의 상식을 깨뜨린 혁명의 전모를 드러냅니다.
니콜라이 로바체프스키(Nikolai Lobachevsky)가 1829년 카잔 대학보에 실은 논문 「기하학의 원리에 관하여」에서 평행선 공준을 부정하는 새 기하학을 공식 발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