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 위에 두 점 A와 B를 6cm 간격으로 찍으세요. 이제 컴퍼스와 자를 써서 점 A까지의 거리와 점 B까지의 거리가 언제나 2대 1이 되는 점들을 수없이 찍어 보세요.
선분 AB 위뿐만 아니라 평면 전체에 점을 촘촘하게 찍다 보면 신기한 윤곽이 드러납니다. 곧은 비례 관계를 따라 점을 찍었는데 왜 반듯한 직선이 아니라 완벽한 원이 그려질까요?


기원전 3세기 페르가의 아폴로니오스는 여덟 권짜리 『원뿔곡선론』을 썼습니다. 타원·포물선·쌍곡선이라는 이름을 지은 사람이 그입니다. 천팔백 년 뒤 케플러가 행성의 길을 타원이라 말할 때 쓴 말이 바로 이것입니다.
그런데 이 원에는 딱 한 번 예외가 있습니다. 거리의 비가 1대 1일 때입니다. 그때는 원이 아니라 직선이 나옵니다. 두 점의 수직이등분선입니다. 비가 1에 가까워질수록 원이 점점 커지다가, 1이 되는 순간 무한히 커져 곧게 펴진 것입니다.
왜 원이 될까요. 두 점을 좌표에 놓고 「A까지 거리 = k × B까지 거리」를 식으로 적어 보십시오. 양쪽을 제곱하면 x²과 y²이 같은 계수로 나타납니다.
x²과 y²의 계수가 같고 xy 항이 없는 식은 원의 방정식뿐이기 때문에, 답은 원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k가 1이면 제곱항이 통째로 지워져서 일차식, 곧 직선이 남습니다.
「신호 세기의 비」로 자리를 찾는 기술입니다. 두 기지국에서 오는 세기의 비를 알면 자기가 어느 원 위에 있는지 압니다.
실내 측위, 음향 위치 추적, 옛 선박이 등대 소리로 자리를 잡던 방법이 같은 원리입니다.
2대 1 되는 자리를 찍어 잇는다
두 지점 A와 B에서 2대 1 거리에 있는 보물 위치를 찾습니다. 두 점 사이를 2대 1로 나누는 안쪽 지점을 먼저 하나 찾습니다.
바깥쪽으로 연장한 선 위에서도 2대 1이 되는 지점을 하나 더 찾습니다. 그리고 평면의 위아래로 같은 비율의 점들을 계속 찾아 이어 보면 예쁜 원이 만들어집니다.
자취를 점으로 찍어 본다
삼각형의 내각의 이등분선과 외각의 이등분선 성질을 떠올려 보세요. 점 P에서 선분 AB에 대해 AP 대 BP가 2대 1이면, 각 APB의 내각 이등분선과 외각 이등분선은 서로 수직(90도)을 이룹니다.
내각 이등분선이 AB와 만나는 내분점과 외각 이등분선이 만나는 외분점을 지름의 양 끝으로 삼으면, 점 P는 항상 90도를 바라보는 원주 위의 점이 됩니다. 그래서 자취가 원이 됩니다.
좌표로 원의 방정식 끌어내기
좌표평면에서 두 점을 이라 두고 () 비율을 만족하는 점 의 자취를 대수적으로 유도합니다.
비례식 을 전개하여 정리하면 이 되어 전형적인 원의 방정식이 나타납니다. 내분점과 외분점이 정확히 지름의 양 끝점이 됩니다.
반전기하
아폴로니오스의 원은 반전기하학(Inversive Geometry)과 복소해석학의 뫼비우스 변환에서 원과 직선이 동일한 일반화된 원족(Coaxial circles)을 이룸을 보여 주는 근본 예시입니다.
평면 위 두 점에 대한 아폴로니오스 원족은 두 점을 지나는 직교 원족과 모든 점에서 수직으로 만납니다. 이는 전자기학의 2차원 등전위선과 전기력선 해석, 유체역학의 복소포텐셜 유동 해석에 핵심 골격으로 쓰입니다.
아폴로니오스의 원. 수직선 위의 두 점 에 대하여 을 만족하는 점 가 있다.
(1) 선분 AB를 2 : 1 로 내분하는 점과 외분점의 좌표를 각각 구하시오.
(2) 점 가 그리는 아폴로니오스의 원의 중심의 좌표와 반지름의 길이를 구하시오.
(3) 삼각형 PAB의 넓이의 최댓값을 구하시오.
(1) 내분점 4, 외분점 12입니다. (2) 중심 (8, 0), 반지름 4입니다. (3) 밑변 AB=6이고 높이 최댓값이 반지름 4이므로 넓이 최댓값은 입니다.
(1) 내분점 4 · 외분점 12 입니다.
· 내분 :
· 외분 :
확인 : · — 둘 다 조건을 만족합니다.
(2) 중심 · 반지름 4 입니다.
⭐ 내분점과 외분점이 지름의 양 끝이 됩니다.
중심 · 반지름
식으로 확인해도 같습니다 — 라 하면 에서
.
(3) 12 입니다.
밑변 은 고정이고, 높이는 가 원 위를 돌 때 가장 클 때가 반지름 4(원의 맨 위/맨 아래)입니다.
두 점에서의 거리의 비가 일정한 점을 모으면 — 놀랍게도 원이 됩니다.
비가 일 때만 수직이등분선(직선)이 되고, 그 밖에는 모두 원입니다.
기원전 200 년 아폴로니오스가 찾았습니다. 지금은 휴대전화 기지국 세 곳의 신호 세기로 위치를 찾는 데 이 원이 쓰입니다.
여기 「풀어 보기」는 기본 한 벌입니다. 더 풀어 보고 싶으면 행복수학의 그 단원으로 건너가세요.
「거리의 비가 일정한 점들」은 여러 곳에 나타납니다.
두 점까지 거리의 비가 1이면 직선이 되고, 1이 아니면 원으로 굽어집니다 — 제29장 의 좌표평면에 식을 세우면 이차항의 계수가 같아 원의 방정식이 되는 까닭이 선명해집니다.
고대 그리스의 수학자 페르게의 아폴로니오스가 기원전 200년경 저술한 『평면 궤적』(Plane Loci)에 실려 있었으며, 파포스의 수학 집성을 통해 오늘날까지 전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