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한 곱셈 를 계산한 뒤, 이 답이 맞았는지 3초 만에 검산하는 비법이 있습니다.
각 수의 자릿수를 전부 더해 보세요. , , 둘을 곱하면 입니다. 우변은 로 완벽히 일치합니다. 왜 9를 기준으로 자릿수를 더하면 거대한 곱셈의 오류를 잡아낼 수 있을까요?

이 검산법은 인도에서 태어나 아라비아를 거쳐 유럽에 들어왔습니다. 1202년 피보나치가 『산반서』에 적어 놓았고, 그 뒤 수백 년 동안 장부를 다루는 사람들의 기본기였습니다. 계산기가 없던 시절, 긴 곱셈을 다시 해 보는 것은 너무 오래 걸렸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검산에는 뚫린 구멍이 있습니다. 숫자의 자리를 바꿔 적은 잘못은 절대로 잡아내지 못합니다. 12558을 15258로 잘못 옮겨 적어도 자릿수의 합은 그대로 21이기 때문입니다. 통과했다고 맞는 것이 아닙니다. 「틀리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까지가 이 검산이 해 주는 전부입니다.
왜 자릿수를 더하는 것으로 될까요. 10을 9로 나누면 1이 남습니다. 100도, 1000도 마찬가지로 1이 남습니다. 9로 나눈 나머지만 보면 자리값이 모두 1인 셈입니다.
그러니 273은 9로 나눌 때 2+7+3과 나머지가 같습니다. 곱셈에서도 나머지끼리 곱한 것이 곱의 나머지가 되기 때문에, 양쪽 나머지가 다르면 어딘가 반드시 틀린 것입니다.
계산이 맞는지 빨리 확인하는 옛 방법이 오늘의 검증 숫자로 남았습니다.
바코드·ISBN·계좌번호·주민번호의 맨 끝 숫자가 그것입니다. 한 자리만 잘못 입력해도 바로 걸러 냅니다.
곱셈을 검산해 본다
큰 수를 더하거나 곱할 때 계산이 맞았는지 다시 계산하려면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어떤 수의 자릿수를 계속 더해서 한 자리 숫자로 줄이는 것을 구거법(Casting out nines)이라 합니다. 9가 나오면 0으로 지워버리고 남은 숫자들끼리만 곱해 보면 계산 실수를 마법처럼 짚어낼 수 있습니다.
왜 9 인가
10은 9로 나눈 나머지가 1입니다. , 도 마찬가지로 9로 나눈 나머지가 항상 1입니다.
따라서 십진법으로 적힌 어떤 수 을 9로 나눈 나머지는 각 자리 숫자의 합 을 9로 나눈 나머지와 완전히 똑같기 때문입니다.
합동식으로 증명·11 검산
구거법은 합동식 에 기반한 잉여계 검산법입니다.
이고 이면 가 성립해야 하므로, 만약 양변의 모듈로 9 값이 다르면 계산은 반드시 틀린 것입니다. 단, 9의 배수만큼 오차가 난 경우는 걸러내지 못하는 필요조건 검산입니다.
자리값과 나머지
같은 원리로 을 이용하면 자릿수를 번갈아 더하고 빼는 11소거법(Casting out elevens)을 구성할 수 있으며, 9검산과 11검산을 병행하면 로 오류 감지율을 99%까지 끌어올릴 수 있습니다.
이는 현대 디지털 통신과 저장장치에서 데이터 오류를 감지하는 체크섬(Checksum) 및 패리티 비트(Parity bit), 순환 중복 검사(CRC)의 역사적 원형입니다.
구거법의 원리와 한계. 다음 물음에 답하시오.
(1) 수 의 각 자리 숫자의 합을 이용하여 9로 나눈 나머지를 구하시오.
(2) 등식 이 맞는지 구거법을 이용하여 검산하시오.
(3) 계산 결과가 인데 실수로 로 잘못 적었다. 구거법으로 이 실수를 잡아낼 수 없는 까닭을 서술하시오.
(3) 은 자릿수가 바뀌어도 각 자리 숫자의 총합은 변하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하세요.
(1) 나머지는 7 입니다.
확인 : — 맞습니다.
⭐ 까닭은 이기 때문입니다. 10 도 100 도 1000 도 9 로 나누면 모두 1 이라 자릿값이 사라지고 숫자만 남습니다.
(2) 검산을 통과합니다 (그리고 실제로 맞습니다).
·
·
· 곱하면
· 답
4 와 4 — 같습니다. 네 자리 곱셈을 한 자리 셈으로 검사했습니다.
(3) 5535 와 5355 는 자리 숫자가 그대로이고 순서만 바뀌었습니다.
둘 다 자리합이 로 똑같습니다.
구거법은 9 로 나눈 나머지만 보므로 자리를 뒤바꾼 실수는 절대 못 잡습니다.
⛔ 마찬가지로 0 과 9 를 헷갈린 실수도 못 잡습니다 ().
구거법은 틀린 것을 찾아 주는 도구이지 맞았다고 보증하는 도구가 아닙니다.
통과했다고 안심하면 안 됩니다 — 아홉 번에 한 번은 그냥 지나갑니다. 그래도 1,000 년 동안 상인들의 가장 빠른 검산법이었습니다.
여기 「풀어 보기」는 기본 한 벌입니다. 더 풀어 보고 싶으면 행복수학의 그 단원으로 건너가세요.
「나머지로 검산하기」는 지금도 쓰입니다.
9세기 페르시아 수학자 알콰리즈미(al-Khwārizmī)의 산술서와 10세기 이븐 알하이삼 등의 아랍 수학 저술, 그리고 인도의 산술 전통에서 곱셈 검산법으로 집대성되어 유럽으로 전해진 기록에서 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