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삼각형, 정사각형, 정육각형 타일은 벽지나 보도블록처럼 같은 무늬를 복사해 붙여넣듯 평면을 끝없이 메울 수 있습니다.
두 종류의 날씬한 마름모와 뚱뚱한 마름모 조각을 가져와 보세요. 규칙대로 바닥을 가득 메우면 빈틈없이 꽉 채워지지만, 어떤 패턴도 영원히 똑같이 되풀이되지 않는 타일링이 가능할까요?


바닥을 빈틈없이 채우면 보통 무늬가 되풀이됩니다. 타일 한 장을 옆으로 밀면 전체가 자기 자신과 딱 겹칩니다.
그런데 절대 되풀이되지 않게 채울 수 있을까요?
로저 펜로즈가 1974년에 답했습니다. 마름모 두 가지만으로, 빈틈없이 채우면서도 영원히 되풀이되지 않는 무늬를 만들 수 있습니다.
비결은 마름모 변에 맞물림 규칙을 두는 것입니다. 아무렇게나 붙일 수 없게 하면, 채워는 지는데 무늬가 되돌아오지 않습니다.
이 무늬에는 다섯 겹 대칭이 나타납니다. 그런데 되풀이되는 무늬에서는 다섯 겹 대칭이 불가능합니다. 오각형으로 바닥을 못 채우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그래서 1982년 대니얼 셰흐트만이 금속에서 다섯 겹 대칭을 발견했을 때 아무도 믿지 않았습니다. 그는 조롱을 견뎠고, 2011년 노벨 화학상을 받았습니다. 그 물질을 준결정이라 합니다.
수학이 먼저 상상하고 자연이 뒤따라온 드문 예입니다. 되풀이되지 않는 원자 배열을 가진 준결정이 실제로 발견되어 2011년 노벨 화학상이 주어졌습니다.
준결정은 마찰이 적고 잘 눌어붙지 않아 프라이팬 코팅과 수술 도구에 쓰입니다.
두 마름모로 채워 본다
두 종류의 마름모 조각을 색종이로 오려 바닥에 맞춰 보세요. 꼭짓점 주변에 별 모양도 나오고 꽃 모양도 생깁니다.
평면을 빈틈없이 완벽하게 채울 수 있는데도, 아무리 넓게 펼쳐 봐도 전체 판을 평행이동해서 똑같이 겹치는 반복 무늬가 단 한 군데도 없습니다. 이를 펜로즈 타일링(Penrose tiling)이라 합니다.
규칙을 지키며 넓히기
1974년 영국의 수학자이자 물리학자 로저 펜로즈(Roger Penrose)가 고안했습니다.
이 타일링의 두 마름모는 황금비 와 직결된 각도(72도, 36도, 144도, 108도)를 갖습니다. 무한히 넓은 바닥을 채웠을 때 두 종류 마름모 개수의 비율은 신기하게도 정확히 황금비로 수렴합니다.
비주기 채우기
펜로즈 타일링은 평행이동 대칭성은 없지만(비주기적), 회전 대칭성인 5회 대칭성(5-fold symmetry)을 지닙니다.
결정학(Crystallography)의 고전적 법칙에 따르면 2차원 주기적 격자에서는 5회 회전 대칭이 불가능하다고 여겨졌으나, 펜로즈 타일링은 비주기적 구조를 통해 5회 대칭을 완벽하게 실현하여 결정학의 패러다임을 바꿨습니다.
준결정
1984년 댄 셰흐트만(Dan Shechtman)은 펜로즈 타일링의 원리를 3차원 원자 배열로 실현한 준결정(Quasicrystal)을 실험적으로 발견하여 2011년 노벨 화학상을 수상했습니다.
5차원 고차원 초입방 격자를 특정 무리수 각도의 2차원 평면으로 사영(Cut-and-project)하여 비주기 타일링을 생성하는 고차원 대수기하학의 아름다운 결실입니다.
펜로즈 타일의 기하학과 대칭. 다음 물음에 답하시오.
(1) 펜로즈 굵은 마름모의 내각(72°, 108°)과 얇은 마름모의 내각(36°, 144°)을 합쳐, 한 점 주위에 360°를 빈틈없이 메우는 각도 조합의 예시를 하나 제시하시오.
(2) 정오각형의 한 내각의 크기를 구하고, 왜 정오각형 단독으로는 평면 테셀레이션(주기적 타일링)이 불가능한지 설명하시오.
(3) 펜로즈 타일링에서 넓은 면적을 채울 때 두 타일의 개수 비가 황금비 로 수렴하는 비주기적 성질의 의의를 서술하시오.
(2) 는 정오각형의 내각 108도가 360의 약수가 아니라는 점을 지적하세요.
(1) 여러 가지가 됩니다. 보기를 들면
· 굵은 마름모의 를 다섯 개 — (별 모양)
· 얇은 마름모의 를 열 개 —
· 섞어서
· 넷을 하나씩
⭐ 네 각이 모두 36 의 배수라 이렇게 딱 떨어집니다. 펜로즈 타일에서 실제로 쓰이는 조합은 일곱 가지입니다.
(2) 정오각형의 한 내각은 입니다.
한 점 둘레를 빈틈없이 메우려면 내각을 여러 개 모아 정확히 를 만들어야 하는데,
— 정수가 아닙니다.
세 개를 모으면 로 가 비고, 네 개면 로 겹칩니다. 그래서 혼자서는 못 채웁니다.
(정삼각형 60°, 정사각형 90°, 정육각형 120° 는 모두 360 의 약수라 됩니다.)
(3) 두 타일의 개수 비가 — 무리수로 수렴한다는 것은 되풀이되는 마디가 없다는 뜻입니다.
만약 어떤 무늬가 주기적으로 되풀이된다면 그 개수 비는 반드시 유리수여야 합니다. 그런데 는 두 정수의 비로 쓸 수 없으므로 이 타일링은 영원히 되풀이되지 않습니다.
⭐ 그런데도 빈틈은 하나도 없고, 어떤 무늬든 다른 곳에 또 나타납니다. 질서는 있는데 주기는 없습니다.
1974 년 펜로즈가 이것을 순수한 놀이로 만들었습니다. 자연에는 없다고들 했습니다.
1982 년 셰흐트만이 알루미늄 합금에서 바로 그 구조를 찾아냈습니다. 라이너스 폴링은 「준결정 같은 것은 없다, 준과학자가 있을 뿐」이라며 비웃었지만, 셰흐트만은 2011 년 노벨 화학상을 받았습니다.
수학이 먼저 상상하고 자연이 뒤따라온 사례입니다.
정오각형만으로는 평면을 채울 수 없다는 제41장의 한계가, 마름모 두 가지의 맞물림 규칙을 통해 비주기 무늬라는 새로운 세계를 엽니다 — 제41장 에서 평면 채우기의 규칙을 먼저 만나보세요.
로저 펜로즈가 1974년에 발표한 비주기 타일링 논문 「Pentaplexity: A Class of Non-Periodic Tilings of the Plane」(The Mathematical Intelligencer, 1979)과 마틴 가드너의 1977년 《사이언티픽 아메리칸》 소개에서 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