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정한 간격으로 평행선이 그어진 종이 위에 바늘이나 이쑤시개를 수백 번 아무렇게나 떨어뜨려 보세요.
선에 걸친 바늘의 개수를 세어 전체 던진 횟수와 비교하면 원주율 3.14가 서서히 모습을 드러냅니다. 원 하나 그리지 않고 바늘을 던졌을 뿐인데 왜 원주율 π 가 튀어나올까요?


1733년 파리, 스물여섯 살의 뷔퐁 백작이 과학아카데미에서 이 문제를 내놓습니다. 그는 수학자가 아니라 박물학자였습니다. 평생을 걸어 쓴 것은 서른여섯 권짜리 『박물지』였고, 이 바늘 문제는 곁가지였습니다.
그런데 정작 이것으로 원주율을 재려 하면 형편없이 느립니다. 소수 셋째 자리를 얻으려면 바늘을 수십만 번 던져야 합니다. 1901년 라차리니가 3408번 만에 3.1415929를 얻었다고 발표했는데, 하필 355/113이라는 유명한 근삿값이 나오는 횟수를 골랐다는 의심을 아직도 받습니다.
그러면 왜 π가 나올까요. 바늘이 줄에 걸리느냐는 바늘이 얼마나 기울었나에 달렸습니다. 비스듬히 누울수록 가로로 차지하는 폭이 좁아지기 때문입니다.
그 폭은 각도의 코사인만큼 줄어드는데, 모든 각도에 걸쳐 평균을 내는 순간 원둘레가 끼어듭니다. 각도를 다 훑는 일은 곧 원을 한 바퀴 도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답에 π가 남습니다.
⭐ 오늘날 이 방법은 π 를 구하는 데 쓰이지 않지만, 무작위로 던져 값을 얻는 몬테카를로 방법의 첫 씨앗으로 남았습니다.
「무작위로 던져서 값을 구한다」가 하나의 방법이 되었습니다 — 몬테카를로입니다.
원자로 설계, 금융 상품의 위험 계산, 영화의 빛 시뮬레이션(레이 트레이싱)이 모두 수백만 번 무작위로 던져 답을 얻습니다.
이쑤시개를 던져 세어 본다
간격이 5센티미터인 평행선들을 도화지에 나란히 긋고, 길이 5센티미터짜리 이쑤시개를 백 번 던집니다. 선을 밟고 걸친 것과 선 사이에 쏙 들어간 것을 나누어 셉니다.
걸친 개수로 전체 던진 횟수를 나누고 2를 곱해 보세요. 3.1이나 3.2 근처의 숫자가 나옵니다. 곧은 막대를 아무렇게나 던지는 놀이 속에 둥근 원의 비밀이 숨어 있습니다.
비율이 왜 π 와 얽히나
바늘이 선에 걸칠지는 두 가지에 의해 결정됩니다. 바늘 중심이 가장 가까운 평행선에서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거리)와, 바늘이 선과 어떤 각도로 기울어져 있는지(회전 각도)입니다.
바늘이 회전하면서 선을 침범할 수 있는 유효 길이는 각도의 사인값에 비례합니다. 모든 가능한 회전 방향은 0도부터 180도까지 원형 회전을 이루기 때문에, 무작위 회전의 평균을 구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원둘레의 비율인 가 계산식에 엮여 들어옵니다.
적분으로 확률 구하기
평행선 간격을 , 바늘 길이를 ()이라 하자. 중심에서 평행선까지 거리를 , 바늘 각도를 라 할 때 선과 만날 조건은 입니다.
확률 는 기하학적 확률 적분 로 정확히 유도됩니다.
몬테카를로 방법
1777년 조르주루이 르클레르 드 뷔퐁의 이 실험은 기하학적 확률론(Geometric Probability)과 적분기하학(Integral Geometry)의 시초입니다. 크로프톤의 공식(Crofton's formula)은 곡선의 길이를 무작위 직선과의 교점 수 기댓값으로 표현합니다.
현대에는 복잡한 다차원 적분과 물리 시스템을 무작위 난수 추출로 계산하는 몬테카를로 방법(Monte Carlo method)의 역사적 모태가 되었습니다.
뷔퐁의 바늘 던지기 실험. 평행선 사이의 간격이 이고 바늘의 길이가 이다.
(1) 바늘이 평행선과 만날 이론적 확률 를 를 사용하여 나타내시오.
(2) 바늘을 1000번 던져 선과 만난 횟수가 637번이었다. 이 실험 결과로 추정한 의 근삿값을 소수 둘째 자리까지 구하시오.
(3) 바늘의 길이가 평행선 간격의 절반()일 때 바늘이 선과 만날 이론적 확률을 구하시오.
(1) , (2) , (3) 입니다.
(1) 입니다.
바늘 길이와 선 간격이 같으므로() 식이 로 깔끔하게 줄어듭니다.
⭐ 원은 어디에도 없는데 가 나옵니다. 바늘이 어느 쪽으로 눕는가가 각도의 문제이고, 각도에는 가 숨어 있습니다.
(2) 입니다.
소수 둘째 자리까지 3.14 — 참값 와 맞습니다.
(3) 입니다.
바늘이 절반으로 짧아지니 확률도 정확히 절반이 됩니다.
⛔ 이 공식은 일 때만 씁니다. 바늘이 간격보다 길면 한 바늘이 두 선을 걸칠 수 있어 식이 달라집니다.
1777 년 뷔퐁 백작이 이 놀이를 생각해 냈습니다. 바닥에 바늘을 던지는 것만으로 를 잰 것입니다.
다만 몹시 게으른 자입니다 — 소수 셋째 자리까지 맞히려면 수십만 번을 던져야 합니다. 정밀도는 로만 좋아지니까요.
여기 「풀어 보기」는 기본 한 벌입니다. 더 풀어 보고 싶으면 행복수학의 그 단원으로 건너가세요.
「무작위로 던져서 값을 구하기」가 하나의 방법이 되었습니다.
바늘을 무작위로 떨어뜨려 평행선과의 교차 횟수를 세는 확률 실험은 원주율 를 순수한 기하학 계산 바깥에서 구하는 길을 엽니다 — 제13장 에서 다각형 둘레로 원주율을 조여갔던 고전적 방법들과 견주어 보세요.
조르주루이 르클레르 드 뷔퐁 백작이 1777년에 발표한 저서 『도덕 산술 시험』(Essai d'arithmétique morale) 제23절에서 처음 소개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