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과 정리
별과 정리 · 제78장 · 1부 · 누구나 손댈 수 있는 것

0 의 발견

The Invention of Zero
없음을 적는 데 사람은 오래 걸렸다

아무것도 없는 자리가 세상을 바꿨습니다

고대 로마 숫자로 2026을 쓰려면 처럼 복잡합니다. 게다가 로마 숫자로 나눗셈을 하려면 계산이 너무 복잡해 머리가 터질 지경입니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0」이라는 기적이 있습니다. 빈자리를 표시하는 작은 동그라미 하나가 인류의 계산을 어떻게 빛의 속도로 해방시켰을까요?

이야기

브라마굽타 초상
브라마굽타
Unknown authorUnknown author
Public domain · 위키미디어 공용

628년 인도 서부, 브라마굽타가 『브라마스푸타싯단타』를 씁니다. 이 책에서 그는 처음으로 0을 빈 자리 기호가 아니라 하나의 수로 다룹니다. 「같은 수끼리 빼면 0이다」, 「어떤 수에 0을 더해도 그대로다」 — 오늘 우리가 아무렇지 않게 쓰는 규칙을 처음 글로 적은 것입니다.

그런데 그도 한 곳에서 넘어졌습니다. 「0으로 나누면 어떻게 되는가」를 묻고는 0÷0 = 0이라고 적었습니다. 틀렸습니다. 이 물음이 제대로 정리되는 데는 그 뒤로 천 년이 더 걸립니다.

이 숫자가 유럽에 건너간 것은 1202년 피보나치의 『산반서』를 통해서입니다. 그런데 유럽은 이것을 반기지 않았습니다. 1299년 피렌체는 아라비아 숫자를 장부에 쓰지 못하게 금지했습니다. 0은 앞에 획 하나만 그으면 6이나 9로 고쳐지니 위조하기 쉽다는 까닭이었습니다.

그래서 유럽 상인들은 그 뒤로도 이백 년 넘게 로마 숫자로 장부를 적었습니다. 가장 쓸모 있는 발명이 가장 늦게 받아들여진 셈입니다.

오늘 이것이 하는 일

0이 없으면 자릿수가 없고, 자릿수가 없으면 컴퓨터가 없습니다.

이진법의 0과 1, 메모리의 빈 자리, 프로그램의 「없음」이 모두 이 발견 위에 있습니다. 인류가 0을 받아들이는 데 천 년이 걸렸습니다.

계단 넷 — 같은 사실을 네 깊이로

초4 · 초5 — 손으로 해 본다

자리값을 몸으로 익히기

주판이나 수 모형을 놓고 102와 12를 비교해 봅니다. 십의 자리에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표시해 주지 않으면 102와 12는 구별할 수 없습니다.

'비어 있음'을 나타내는 기호 0 덕분에 단 10개의 숫자(0~9)만으로 억, 조, 경에 이르는 끝없는 큰 수들을 자릿값으로 명쾌하게 적을 수 있음을 손으로 느껴보세요.

빈 자리를 나타내 보세요

자릿수를 밀어 보세요.
0 이 있는 수 0 을 뺀 수 자릿수
견줄 자리에서는 몇 배
105 와 15 — 0 이 없으면 같아 보입니다.
0 은 「없음」이 아니라 「여기가 비었다」 는 표시입니다.
중1 · 중2 — 까닭을 찾는다

0 이 없으면 무엇이 곤란한가

7세기 인도의 수학자 브라마굽타는 0을 단순한 빈칸 표시를 넘어 사칙연산이 가능한 온전한 하나의 '수'로 정립했습니다.

, , 은 자연스럽습니다. 하지만 0으로 나누는 것()은 엄격히 금지됩니다. ()를 만족하는 수 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불능)입니다.

자릿값의 힘

자릿수를 밀어 보세요.
필요한 기호 자릿수 로마 숫자라면
자릿값 셈은 기호 10 개모든 수를 적습니다.
로마 숫자는 큰 수를 적으려면 기호를 계속 새로 만들어야 합니다.
고1 · 고2 — 넓혀 본다

0 으로 나눌 수 없는 까닭

대수학에서 0은 덧셈에 대한 항등원(Additive Identity)으로 정의됩니다. 모든 원소 에 대해 를 만족하며, 덧셈 역원인 음수 의 기준점이 됩니다.

수직선 위의 기준점 0이 확립됨으로써 양수와 음수를 아우르는 실수의 좌표계가 완성되었고, 데카르트의 직교좌표계 원점 을 통해 대수학과 기하학이 하나로 통합되었습니다.

0 으로 나누면

나누는 수를 밀어 보세요.
1 ÷ d d 가 0 이면 d
0 으로는 나눌 수 없습니다 — 값이 정해지지 않습니다.
0 × ? = 1 인 ? 가 없기 때문입니다.
대학 — 어디까지 가나

환의 항등원

현대 추상대수학에서 0은 임의의 환(Ring)과 가군(Module), 벡터 공간에서 영원(Zero element)이자 핵(Kernel)의 중심체입니다.

컴퓨터 과학에서는 0과 1의 이진수 비트(Bit)로 모든 정보를 처리하며, 부동소수점 연산에서 영으로 나누기(Divide by Zero) 예외 처리 및 널(Null) 포인터 개념의 토대가 되었습니다. 미적분학의 극한에서 부정형의 탐구는 해석학의 심장입니다.

0 의 역사

연도를 밀어 보세요.
쓰인 곳 연도 브라마굽타
628년 브라마굽타가 0 을 수로 다루는 규칙을 처음 적었습니다.
유럽은 1200년대에야 받아들였습니다 — 「악마의 수」라 부르기도 했습니다.

풀어 보기

중학교 · 고등학교 수준  ·  답은 검산을 마쳤습니다

0의 성질과 연산. 0을 포함한 수 체계의 사칙연산을 생각하자.

(1) 0이 아닌 임의의 실수 에 대해 의 연산 결과를 수학적으로 정의할 수 없는 까닭을 곱셈의 역연산 관점에서 쓰시오.
(2) 수체계에서 어떤 수 에 0을 더해도 항상 자신이 나오게 하는 성질을 가질 때, 0을 덧셈에 대한 무엇이라 부르는가?
(3) 두 실수 에 대해 이면 또는 이 성립한다. 이 성질을 이용하여 이차방정식 의 해를 구하시오.

(1) ()를 만족하는 실수 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3) 또는 입니다.

답과 풀이 보기

(1) 나눗셈은 곱셈을 거꾸로 한 것입니다. 라 하면 여야 합니다.
그런데 어떤 수에 0 을 곱해도 결과는 0이므로, 를 만드는 하나도 없습니다.
⭐ '너무 커서 안 된다'가 아니라 후보가 아예 없어서 안 되는 것입니다.
덧붙여 은 반대로 모든 수가 답이 되어 버려서 역시 하나로 정할 수 없습니다.

(2) 덧셈에 대한 항등원이라 합니다.
— 더해도 아무 일이 일어나지 않는 수입니다. 곱셈에서 그 자리를 맡는 것은 1 입니다.

(3) 또는 입니다.
두 수의 곱이 0 이면 둘 중 하나는 반드시 0이므로
또는 .

우리가 인수분해해서 0 으로 놓는 그 익숙한 풀이는, 실은 0 만이 가진 이 성질 하나에 통째로 기대고 있습니다.
628 년 인도의 브라마굽타가 0 의 셈법을 처음 적었습니다. 그도 만은 끝내 답을 내지 못했습니다.

여기 「풀어 보기」는 기본 한 벌입니다. 더 풀어 보고 싶으면 행복수학의 그 단원으로 건너가세요.

만지는 수학으로 손에 쥐어 보기

이 장과 이어지는 「만지는 수학」 칼럼입니다. 손끝으로 직접 끌고 눌러 보며 같은 생각을 몸으로 겪을 수 있습니다.

더 멀리

0이 없으면 오늘날 아무것도 돌아가지 않습니다.

이어지는 장

아무것도 없다는 뜻의 '0'이 자리값 체계와 결합하여 인류 계산의 역사를 완전히 뒤바꾼 혁명은, 오직 0과 1 두 숫자만으로 모든 정보를 나타내며 현대 디지털 세상을 지탱하는 제26장 의 이진법으로 힘차게 이어집니다.

영감을 받은 곳

7세기(628년) 고대 인도의 수학자이자 천문학자인 브라마굽타(Brahmagupta)가 저서 『브라마스푸타싯단타』(Brahmasphutasiddhanta) 제18장에서 '0(수냐)'을 단순한 빈자리가 아닌 연산이 가능한 독립된 숫자로 정의하고 덧셈·뺄셈 규칙을 세운 데서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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