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과 정리
별과 정리 · 제162장 · 1부 · 누구나 손댈 수 있는 것

한 숟가락으로 국 맛을

Sampling
천 명에게 물어 오천만을 아는 까닭

천 명에게 물어 오천만을 압니다

큰 솥에 국을 끓였습니다. 간이 맞는지 알려면 다 마셔 봐야 할까요. 한 숟가락이면 됩니다. 단, 잘 저은 뒤에 떠야 합니다.

여론조사가 딱 그렇습니다. 오천만 명에게 다 묻지 않고 천 명에게 묻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그것이 맞을 수 있을까요. 그리고 언제 틀릴까요?

이야기

한 숟가락으로 국 맛을
잘 저은 뒤 한 술 — 그것이 표본이다

1936년 미국 대통령 선거. 잡지 『리터러리 다이제스트』가 240만 명에게 답을 받아 「랜던이 이긴다」고 예측했습니다. 그때까지 다섯 번을 연달아 맞힌 잡지였습니다.

같은 선거에서 조지 갤럽은 겨우 5만 명에게 물어 「루스벨트가 이긴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긴 쪽은 5만 명이었습니다. 루스벨트가 압승했고, 잡지는 이 년 뒤 문을 닫았습니다. 240만 대 5만 — 48배 적은 쪽이 맞힌 것입니다.

까닭은 어떻게 골랐나에 있었습니다. 잡지는 명단을 전화번호부와 자동차 등록부에서 뽑았습니다. 대공황 한가운데에 전화와 자동차가 있는 사람은 형편이 넉넉한 쪽이었습니다.

게다가 답을 보내 준 사람만 셌습니다. 굳이 우표를 붙여 회신할 만큼 마음이 급한 사람은 현직에 불만인 쪽이 많았습니다. 국을 안 젓고 위에서만 떠먹은 셈입니다.

⭐ 그러니 표본의 힘은 크기가 아니라 고르기에서 나옵니다. 치우친 표본은 아무리 커도 치우친 답을 줍니다. 커질수록 틀린 답을 더 확신하게 될 뿐입니다.

오늘 이것이 하는 일

여론조사, 시청률, 품질 검사, 인구 추계, 의약품 임상시험 — 모두 「잘 저은 뒤 한 숟가락」입니다. 조사 결과에 붙는 「표본오차 ±3.1%p」 가 바로 이 장의 셈입니다.

계단 넷 — 같은 사실을 네 깊이로

초4 · 초5 — 손으로 해 본다

구슬 항아리에서 한 줌을 꺼낸다

항아리에 빨강·파랑 구슬을 섞어 넣습니다. 몇 개인지는 모릅니다. 잘 흔든 뒤 한 줌을 꺼내 세어 보세요.

스무 개를 꺼내 빨강이 열두 개였다면, 항아리 전체도 빨강이 60%쯤일 것입니다. 도로 넣고 흔들어 또 꺼내 보세요. 숫자가 조금씩 다르지만 비슷한 언저리입니다.

이제 안 흔들고 위에서만 꺼내 보세요. 무거운 구슬이 아래로 가라앉아 있으면 답이 틀립니다. 흔드는 것이 그만큼 중요합니다.

중1 · 중2 — 까닭을 찾는다

표본이 커지면 오차가 얼마나 주나

표본이 커지면 오차가 줄어듭니다. 그런데 줄어드는 속도가 느립니다.

오차는 표본 수의 제곱근에 반비례합니다. 그러니 오차를 절반으로 줄이려면 표본을 두 배가 아니라 네 배로 늘려야 합니다.

100명 → 1000명으로 열 배 늘려도 오차는 배밖에 안 줍니다. 어느 지점부터는 더 물어도 별로 나아지지 않습니다. 여론조사가 대개 1000명쯤에서 멈추는 까닭입니다.

고1 · 고2 — 넓혀 본다

오차는 √n 에 반비례한다

비율을 추정할 때 표준오차는 입니다.

일 때 가장 커지므로 안전하게 그것을 씁니다. 95% 신뢰수준이면 여기에 을 곱합니다.

이면 ±3.1%p 입니다. 조사 기사에 늘 붙는 그 숫자입니다.

🚩 여기서 모집단의 크기가 식에 없다는 점을 보십시오. 오천만이든 오억이든 필요한 표본 수는 거의 같습니다. 솥이 커도 숟가락은 하나면 됩니다.

대학 — 어디까지 가나

치우친 표본은 아무리 커도 소용없다

위의 식은 「잘 저었다」를 가정합니다. 그 가정이 깨지면 식이 주는 오차는 거짓 안심이 됩니다.

깨지는 길이 여럿입니다. 선택 편향(뽑히는 사람이 치우침), 무응답 편향(답하는 사람이 치우침), 측정 편향(묻는 방식이 답을 흔듦).

2016년 미국 대선의 빗나간 예측들도 표본 크기가 아니라 가중치와 무응답의 문제였다는 분석이 많습니다. 메뉴에 「모름」을 넣느냐 빼느냐로도 결과가 움직입니다.

⭐ 그래서 조사 결과를 볼 때 물어야 할 것은 「몇 명에게 물었나」보다 「어떻게 골랐나」입니다.

풀어 보기

중학교 · 고등학교 수준  ·  답은 검산을 마쳤습니다

숟가락의 크기.

(1) 표본 100명일 때의 오차를 1이라 하면, 1000명일 때 오차는 몇 배인가?

(2) 오차를 지금의 3분의 1로 줄이려면 표본을 몇 배로 늘려야 하는가?

(3) 240만 명에게 물었는데 5만 명에게 물은 쪽이 맞혔다.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두 가지를 쓰시오.

답과 풀이 보기

(1) 약 0.32배 (약 3분의 1).
오차는 에 비례하므로 .
⭐ 열 배를 물었는데 오차는 세 배쯤밖에 안 줄었습니다.

(2) 9배입니다.
이므로 표본을 9배로.
⭐ 오차를 분의 1로 줄이려면 표본은 배가 필요합니다. 정확도를 사는 값이 제곱으로 비쌉니다.

(3)
고르는 자리가 치우쳤습니다. 전화번호부와 자동차 등록부에서 뽑아 대공황기에 형편이 넉넉한 쪽만 들어갔습니다.
답한 사람만 셌습니다. 스스로 회신할 만큼 마음이 급한 쪽으로 기울었습니다.
⭐ 두 가지 다 「잘 젓지 않은」 것입니다. 표본이 치우치면 크기를 240만으로 늘려도 틀린 답을 더 확신하게 될 뿐입니다.

더 멀리

「한 숟가락으로 안다」는 생각은 조사 밖에서도 쓰입니다.

이어지는 장

「많이 하면 비율이 굳는다」는 제96장 에, 오차가 종 모양으로 퍼지는 까닭은 제157장 에 있습니다. 무작위로 던져 값을 얻는 방법은 제108장 이고, 숫자가 사람을 속이는 다른 길은 제104장제130장 입니다.

영감을 받은 곳

1936년 『리터러리 다이제스트』의 오보와 조지 갤럽의 예측은 통계학 교과서의 표준 사례입니다. 표본오차 공식과 신뢰구간은 고전적인 추정 이론의 내용입니다. 공개된 사실이며, 계단·문항·그림은 우리가 지었습니다.

올린 그림 — 크게 보고 고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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