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과 정리
별과 정리 · 제122장 · 2부 · 조금 자란 뒤에

취한 사람의 걸음

The Random Walk
제자리로 돌아올까 — 2차원은 돌아오고 3차원은 못 돌아온다

동전을 던지며 한 걸음씩 걸어 보세요

동전을 던져 앞면이 나오면 앞으로 한 걸음, 뒷면이 나오면 뒤로 한 걸음 걷는 놀이를 백 번 되풀이합니다.

앞뒤가 똑같이 반반 확률로 나오는데 백 걸음을 걷고 나면 왜 출발점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서 있을까요? 그리고 무한히 걷는다면 출발점으로 언젠가 반드시 돌아올 수 있을까요?

이야기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초상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Oren Jack Turner
Public domain · 위키미디어 공용

동전을 던져 앞면이면 오른쪽, 뒷면이면 왼쪽으로 한 걸음 갑니다. 이것을 되풀이하면 어디쯤 가 있을까요?

제자리 근처일 것 같지만, 놀랍게도 점점 멀어집니다. n걸음 뒤 출발점에서의 거리는 평균 쯤입니다. 백 걸음이면 열 걸음쯤 떨어져 있습니다.

그런데 돌아올까요? 1차원에서는 반드시 돌아옵니다. 언젠가는 출발점을 다시 밟습니다. 2차원 평면에서도 그렇습니다.

그런데 3차원에서는 다릅니다. 돌아올 확률이 약 34%밖에 안 됩니다. 위아래로도 갈 수 있으니 길을 잃기 쉽습니다.

수학자 시즈오 카쿠타니가 이것을 이렇게 말했다고 전해집니다. “술 취한 사람은 집에 돌아오지만, 술 취한 새는 영영 못 돌아온다.”

차원 하나가 늘었을 뿐인데 운명이 갈립니다.

n걸음 뒤 원점에서 떨어진 거리가 √n쯤 되는 까닭좌우가 서로 지워지기 때문입니다. 오른쪽과 왼쪽이 거의 같은 횟수로 나오니 그냥 더하면 0에 가깝습니다. 그런데 제곱해서 더하면 부호가 사라져 지워지지 않고 쌓입니다.

🚩 차원에 따라 답이 갈리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1차원과 2차원에서는 언젠가 반드시 제자리로 돌아옵니다. 그런데 3차원에서는 영영 못 돌아올 수 있습니다. 그래서 「취한 사람은 집에 돌아오지만 취한 새는 못 돌아온다」는 말이 생겼습니다.

오늘 이것이 하는 일

주가 모형과 물질의 확산이 이것입니다. 아인슈타인이 꽃가루의 흔들림으로 원자의 존재를 증명한 것도 이 계산이었습니다.

잉크가 물에 퍼지는 속도, 반도체 속 전자의 이동, 인공지능이 답을 찾아가는 방식에 같은 수학이 있습니다.

계단 넷 — 같은 사실을 네 깊이로

초4 · 초5 — 손으로 해 본다

동전을 던져 앞뒤로 걸어 본다

바둑판 위 원점에서 동전을 던집니다. 앞면이면 오른쪽, 뒷면이면 왼쪽으로 갑니다. 10번 던지면 10칸 멀어질 것 같지만 실제로는 2~3칸 언저리를 맴돕니다.

앞뒤가 서로 상쇄되기 때문입니다. 100번을 던져도 멀어지는 평균 거리는 100이 아니라 100의 제곱근인 딱 10걸음 안팎입니다.

한 걸음씩 걸어 보세요

걸음 수를 밀어 보세요.
평균 거리 √n 걸음 수 걸음의 몇 %
견줄 자리에서는 몇 배
100 걸음을 걸어도 10 걸음밖에 못 갑니다.
√n — 걸음이 100 배면 거리는 10 배뿐입니다.
중1 · 중2 — 까닭을 찾는다

거리가 √n 로 늘어나는 것

매 걸음 이동량을 (각 확률 1/2)이라 하면 기댓값은 입니다. 따라서 평균 위치는 0입니다.

하지만 원점으로부터 떨어진 거리의 제곱의 기댓값은 이 됩니다. 따라서 평균적인 이동 거리는 걸음 수 이 아니라 에 비례하여 천천히 증가합니다.

돌아올 수 있을까요

차원을 밀어 보세요.
돌아올 확률 % 차원 영영 못 돌아올 %
폴리아의 정리 : 1·2차원에서는 반드시 돌아옵니다.
3차원부터는 34% 뿐 — 「취한 사람은 집에 오지만 취한 새는 못 온다」.
고1 · 고2 — 넓혀 본다

재귀성

1921년 게오르크 폴리아는 놀라운 폴리아의 정리(Pólya's Recurrence Theorem)를 증명했습니다.

1차원과 2차원 격자 위의 무작위 걸음은 확률 1(100%)로 출발점에 되돌아오는 재귀적(Recurrent) 성질을 가집니다. 그러나 3차원 공간에서는 되돌아올 확률이 약 34%로 뚝 떨어지며 영원히 우주 속으로 헤매는 비재귀적(Transient) 성질을 보입니다.

퍼짐을 재 보세요

걸음과 시간을 밀어 보세요.
퍼짐 가장 먼 곳 퍼짐÷최대 %
확산은 √t 에 비례합니다 — 잉크가 물에 퍼지는 속도입니다.
그래서 큰 방에 냄새가 퍼지는 데 아주 오래 걸립니다.
대학 — 어디까지 가나

브라운 운동

무작위 걸음의 시간과 공간 간격을 0으로 극한을 취하면 연속 확률과정인 위너 과정(Wiener Process)이자 브라운 운동(Brownian Motion)이 됩니다.

아인슈타인의 꽃가루 확산 방정식, 금융공학의 주가 변동을 모델링하는 블랙-숄즈 방정식(Black-Scholes Model), 그리고 통계물리학의 고분자 사슬 구조 분석의 절대적 기반 이론입니다.

브라운 운동

시간과 확산계수를 밀어 보세요.
평균 이동 √(2Dt) 2Dt 직선으로 갔다면
아인슈타인이 1905년에 이 식으로 원자가 실재함을 보였습니다.
꽃가루가 떠는 것을 보고 보이지 않는 원자를 증명한 것입니다.

풀어 보기

중학교 · 고등학교 수준  ·  답은 검산을 마쳤습니다

1차원 무작위 걸음(Random Walk). 동전을 던져 앞면이면 , 뒷면이면 만큼 이동한다.

(1) 4번 던졌을 때 정확히 출발점(위치 0)에 있을 확률을 구하시오.
(2) 10000 걸음을 걸었을 때 원점으로부터의 평균적인 이동 거리 의 값을 구하시오.
(3) 폴리아의 정리에 따라 무한히 걸었을 때 출발점으로 돌아올 확률이 1인 차원을 1, 2, 3차원 중에서 모두 고르시오.

(1) , (2) 100, (3) 1차원과 2차원입니다.

답과 풀이 보기

(1) (37.5%) 입니다.
제자리에 있으려면 앞면 두 번, 뒷면 두 번이어야 하고, 그 순서를 고르는 방법이 가지입니다.
홀수 번 던지면 제자리에 올 확률은 0 입니다 — 짝이 안 맞습니다.

(2) 걸음입니다.
만 걸음을 걸었는데 백 걸음 거리밖에 못 갑니다 — 1% 뿐입니다.
⭐ 거리를 두 배로 늘리려면 걸음을 네 배로 걸어야 합니다. 잉크가 물에 퍼지는 속도, 향기가 방을 채우는 속도가 모두 이 입니다.

(3) 1 차원과 2 차원입니다.
· 1 차원 (직선) — 돌아올 확률 1
· 2 차원 (평면) — 돌아올 확률 1
· 3 차원 (공간) — 약 0.34 · 곧 세 번에 두 번은 영영 못 돌아옵니다
차원이 하나 늘자 도망칠 길이 갑자기 많아지기 때문입니다.

1921 년 폴리아가 증명했습니다. 카쿠타니는 이렇게 옮겼습니다 —
「술 취한 사람은 집에 돌아오지만, 술 취한 새는 영영 길을 잃는다.」
땅 위를 헤매는 사람은 언젠가 반드시 집 앞을 지납니다. 하늘을 나는 새에게는 그 보장이 없습니다.

여기 「풀어 보기」는 기본 한 벌입니다. 더 풀어 보고 싶으면 행복수학의 그 단원으로 건너가세요.

만지는 수학으로 손에 쥐어 보기

이 장과 이어지는 「만지는 수학」 칼럼입니다. 손끝으로 직접 끌고 눌러 보며 같은 생각을 몸으로 겪을 수 있습니다.

더 멀리

무작위 걸음은 세상 곳곳의 모형입니다.

이어지는 장

무작위로 갈라지는 발걸음이 반복되어 쌓일 때 한가운데로 봉긋하게 솟아오르는 분포는, 구슬이 핀 사이를 튕겨 떨어지며 필연적인 종 모양을 쌓는 골턴 보드와 완전히 같은 이치입니다 — 제53장 에서 우연이 빚어내는 대칭의 아름다움을 만나보세요.

영감을 받은 곳

포여 죄르지(George Pólya)가 1921년 《수학연보》(Mathematische Annalen)에 발표한 논문 「Über eine Aufgabe der Wahrscheinlichkeitsrechnung betreffend die Irrfahrt im Straßennetz」에서 격자 위 무작위 행보의 재귀성을 증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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