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과 정리
별과 정리 · 제27장 · 1부 · 누구나 손댈 수 있는 것

앵무조개의 나선

The Logarithmic Spiral
커져도 모양이 그대로인 나선 — 묘비에 새겨 달라 했다

정사각형을 소용돌이로 이어 붙여 보세요

1, 1, 2, 3, 5, 8 크기의 정사각형들을 바람개비 모양으로 이어 붙이고 각 모서리에 4분원을 둥글게 이어 그립니다.

바다 깊은 곳 앵무조개 껍데기와 은하수의 소용돌이가 눈앞에 나타납니다. 왜 이 나선은 아무리 크게 자라도 처음 모양을 그대로 유지할까요?

이야기

앵무조개의 나선
정사각형을 이어 붙이고 호를 그으면 나선이 된다
야코프 베르누이 초상
야코프 베르누이
Niklaus Bernoulli (1662-1716)
Public domain · 위키미디어 공용

앵무조개를 반으로 가르면 방이 차례로 커지며 소용돌이를 이룹니다. 새끼 때 살던 작은 방부터 지금 사는 큰 방까지, 모양이 하나도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크기만 커졌습니다.

이런 나선을 로그 나선이라 합니다. 확대해도 축소해도 자기 자신과 똑같아 보입니다. 조개가 자라면서 집을 새로 지을 필요가 없는 까닭입니다 — 그냥 같은 모양을 이어 붙이면 됩니다.

스위스 수학자 야코프 베르누이가 이 성질에 반해서, 자기 묘비에 이 나선과 함께 “변해도 같은 것으로 되살아난다”는 뜻의 글귀를 새겨 달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석공이 그만 다른 나선을 새겼다고 전해집니다. 감아 나갈수록 간격이 일정한 아르키메데스 나선이었습니다. 지금도 바젤에 가면 그 묘비를 볼 수 있습니다.

정사각형을 피보나치 수 크기로 이어 붙이고 사분원을 그으면 이 나선과 아주 비슷한 것이 나옵니다. 종이와 자만 있으면 됩니다.

오늘 이것이 하는 일

커져도 모양이 안 변하는 나선입니다. 앵무조개가 자라면서도 같은 모습인 까닭입니다.

태풍과 은하의 팔, 매가 먹이로 다가가는 비행 경로, 기계 톱니의 잇면 곡선에 같은 나선이 나타납니다.

계단 넷 — 같은 사실을 네 깊이로

초4 · 초5 — 손으로 해 본다

정사각형을 붙여 나선을 그린다

피보나치 수열 크기의 정사각형 조각들을 차례대로 이어 붙입니다. 정사각형 귀퉁이를 컴퍼스로 둥글게 연결하면 아름다운 소용돌이가 그려집니다.

앵무조개 단면이나 태풍 사진을 겹쳐 보면 이 선과 꼭 맞습니다. 조개가 자라면서 방을 계속 넓혀 나가도 방의 비율과 형태는 어릴 때와 완벽하게 똑같습니다.

나선을 그려 보세요

각을 밀어 보세요.
반지름 배율 돌린 각 한 바퀴 배율
각이 같으면 배율도 같습니다 — 그래서 커져도 모양이 그대로입니다.
앵무조개·태풍·은하가 다 이 모양입니다.
중1 · 중2 — 까닭을 찾는다

황금비와의 관계

이 곡선을 등각나선(Equiangular Spiral) 또는 로그나선이라고 부릅니다. 중심에서 뻗어 나가는 직선과 나선이 만나는 각도가 언제나 일정하기 때문입니다.

나선이 한 바퀴 회전할 때마다 크기는 일정하게 배로 커지지만, 모양 자체는 조금도 일그러지지 않는 완벽한 자기닮음(Self-similarity)을 가집니다.

황금 나선

한 바퀴 배율을 밀어 보세요.
감김 b 한 바퀴 배율 황금비 φ
한 바퀴에 φ⁴ ≈ 6.854 배가 되는 것이 황금 나선입니다.
1.618 을 넣으면 4 분의 1 바퀴마다 황금비가 됩니다.
고1 · 고2 — 넓혀 본다

극좌표와 로그나선

극좌표계에서 로그나선의 방정식은 로 주어집니다. 접선과 동경 벡터 사이의 각 로 상수로 일정합니다.

스위스의 수학자 야코프 베르누이는 이 나선을 확대, 축소, 회전, 반전시켜도 여전히 동일한 로그나선이 되는 불변성에 매료되어 묘비에 "비록 바뀌어 다시 태어나도, 나는 똑같이 솟아오른다(Eadem mutata resurgo)"라는 글귀를 남겼습니다.

접선의 각이 늘 같습니다

감김을 밀어 보세요.
접선의 각 감김 원이라면
등각 나선 — 중심에서 그은 선과 언제나 같은 각을 이룹니다.
나방이 불빛을 향해 일정한 각으로 날아 나선을 그리는 까닭입니다.
대학 — 어디까지 가나

자기닮음

로그나선은 동역학계의 초점형 평형점 주변 위상 궤적과 등각 사상(Conformal mapping)의 지수 함수 작용 에서 자연스럽게 나타납니다.

매의 급강하 사냥 궤적, 은하계의 나선팔 구조, 나노 스케일의 카이랄 자가조립에 이르기까지 일정한 회전 팽창률을 요구하는 자연계의 물리적 최적화 메커니즘을 설명합니다.

자기 자신과 닮았습니다

확대 배율을 밀어 보세요.
돌릴 각 배율 감김
베르누이는 이 곡선을 「Eadem mutata resurgo」(변해도 같은 나로 되살아난다)
라 적어 자기 무덤에 새겨 달라 했습니다.

풀어 보기

중학교 · 고등학교 수준  ·  답은 검산을 마쳤습니다

로그나선의 극방정식과 비율. 극방정식 로 주어지는 로그나선이 있다. 각도가 라디안(한 바퀴) 회전할 때마다 중심에서의 거리 배가 된다고 한다.

(1) 일 때의 거리 의 값을 구하시오.
(2) 임을 이용하여 상수 의 값을 자연로그 을 써서 나타내시오.
(3) 반 바퀴() 회전했을 때의 거리 의 값을 구하시오.

(2) , (3) 입니다.

답과 풀이 보기

(1)

(2) 의 양변에 자연로그를 취하면

(3)

반 바퀴에 두 배, 한 바퀴에 네 배 — 돌 때마다 같은 비로 커집니다. 그래서 로그나선은 아무리 확대해도 모양이 그대로입니다. 앵무조개 껍데기가 자라도 늘 같은 모양인 까닭이 이것입니다.

여기 「풀어 보기」는 기본 한 벌입니다. 더 풀어 보고 싶으면 행복수학의 그 단원으로 건너가세요.

만지는 수학으로 손에 쥐어 보기

이 장과 이어지는 「만지는 수학」 칼럼입니다. 손끝으로 직접 끌고 눌러 보며 같은 생각을 몸으로 겪을 수 있습니다.

더 멀리

「커져도 모양이 그대로」인 것은 자연이 즐겨 쓰는 방법입니다.

이어지는 장

크기가 커져도 모양이 그대로 유지되는 나선의 자기닮음 성질은, 단순한 삼각형을 끝없이 쪼개어 넓이는 갇혀 있으나 둘레는 무한해지는 프랙탈 눈송이로 이어집니다 — 제47장에서 자연과 수학이 공유하는 자기닮음의 극한을 만나보세요.

영감을 받은 곳

야코프 베르누이가 1692년 학술지 『학술기요』(Acta Eruditorum)에 발표한 논문 「놀라운 나선에 관하여」(Spira mirabilis)에서 성질을 규명하고, 자기 묘비명으로 "변해도 같은 것으로 되살아난다"(Eadem mutata resurgo)를 남겼습니다.

올린 그림 — 크게 보고 고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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