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상 위에 바둑돌이나 사탕 백 개를 올려놓으세요. 시계 초침이 한 바퀴 돌 때마다 정확히 절반씩 덜어 낸다고 해 보세요. 50개, 25개, 12개, 6개…
열 번만 지나도 손바닥에 한두 개밖에 남지 않습니다. 그런데 남은 조각을 계속 반으로 쪼개면 영원히 0이 되지 않을까요, 아니면 언젠가 완전히 사라질까요?


1900년대 초 캐나다 몬트리올. 어니스트 러더퍼드와 프레더릭 소디가 방사성 물질이 줄어드는 모양을 재다가 이 성질을 발견하고 「반감기」라는 말을 지었습니다. 두 사람 다 나중에 노벨상을 받습니다.
그런데 반감기는 원자 하나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말해 주지 않습니다. 어떤 원자가 언제 무너질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게다가 원자는 늙지 않습니다. 백만 년 묵은 원자와 방금 생긴 원자가 다음 일 초에 무너질 확률이 똑같습니다.
하나하나는 이렇게 제멋대로인데, 원자가 아주 많이 모이면 전체는 시계처럼 정확해집니다. 개개의 우연이 모여 확실한 규칙이 되는 것입니다.
줄어드는 비율이 늘 같은 까닭이 여기 있습니다. 남은 원자 하나하나가 같은 확률로 무너지므로, 줄어드는 양은 언제나 남은 양에 비례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백에서 오십이 되는 시간과 열에서 다섯이 되는 시간이 같습니다. 탄소14의 반감기 5730년으로 유물의 나이를 재는 것이 그래서 됩니다.
그들은 처음에 이 성질을 믿지 못했습니다. 무엇이 원자를 무너뜨리는지 알 수 없는데 전체는 정확한 곡선을 그렸기 때문입니다. 러더퍼드는 뒷날 「물리학이 아닌 것은 모두 우표 수집이다」라는 말로 유명해지는데, 정작 그가 받은 노벨상은 물리학상이 아니라 화학상이었습니다.
유물의 나이를 재고, 약의 복용 간격을 정합니다. 탄소14로 유적 연대를 재는 것이 이 셈입니다.
방사성 폐기물을 얼마나 오래 격리해야 하는지, 몸속에서 약이 언제 절반으로 줄어드는지가 모두 반감기입니다.
사탕을 반씩 덜어 낸다
종이 한 장을 반으로 접어 자르고, 남은 조각을 다시 반으로 자르는 놀이를 해 보세요. 몇 번만 잘라도 손톱보다 작아집니다.
처음 양이 백 개든 만 개든, 절반으로 줄어드는 데 걸리는 시간은 언제나 같습니다. 이것을 반감기라고 부릅니다. 줄어드는 속도가 남아 있는 양에 따라 달라지는 규칙을 눈으로 확인해 보세요.
표와 그래프로
시간이 지날 때마다 남은 양을 표로 적고 점을 찍어 이어 보세요. 직선이 아니라 아래로 완만하게 굽어지는 곡선이 나타납니다.
처음에는 빠르게 깎여 나가다가, 양이 적어질수록 줄어드는 개수도 점점 줄어듭니다. 매 순간 「현재 있는 양의 절반」만 없어지기 때문에, 그래프는 바닥(0)에 끝없이 다가가지만 결코 닿지 않는 특별한 꼴을 띱니다.
지수함수와 로그
반감기가 이고 처음 양이 일 때, 시간 뒤에 남은 양은 지수함수 로 나타납니다.
이를 자연로그 밑 로 고쳐 쓰면 가 되며, 붕괴상수 와 반감기 사이에는 라는 깔끔한 관계가 성립합니다. 로그를 취하면 곡선이 직선으로 펴집니다.
미분방정식
방사성 붕괴는 미분방정식 으로 기술됩니다. 변화율이 현재 상태 자체에 비례하는 가장 기본적인 1계 선형 상미분방정식입니다.
이 구조는 방사성 물질의 붕괴뿐 아니라 약물의 혈중 농도 감쇄, 뉴턴의 냉각 법칙, RC 회로의 방전 현상에 이르기까지 자연계의 모든 선형 감쇠 시스템을 지배하는 보편적 수학 법칙입니다.
약물의 혈중 농도와 반감기. 어떤 감기약의 체내 반감기가 4시간이고, 처음 복용한 양이 이라 하자.
(1) 복용 후 8시간 뒤와 12시간 뒤에 몸에 남아 있는 약물의 양을 각각 구하시오.
(2) 남아 있는 약물의 양이 처음의 이하로 떨어지는 것은 복용 후 최소 몇 시간 뒤인지 구하시오.
(3) 매 4시간마다 씩 약을 추가로 복용한다면, 세 번째 복용 직후 몸에 남아 있는 총 약물의 양을 구하시오.
(3) 은 직전까지 남아 있던 양에 새로 먹은 80mg을 더해서 차근차근 누적해 보세요.
(1) 8 시간 뒤 20 mg · 12 시간 뒤 10 mg 입니다.
반감기가 4 시간이므로
(2) 12 시간 뒤입니다.
이므로 반감기를 세 번 지나야 하고, 시간입니다.
확인 : — 처음의 12.5% 가 딱 맞습니다.
(3) 140 mg 입니다.
복용은 0 시간 · 4 시간 · 8 시간이고, 세 번째를 먹는 순간(8 시간)에는
· 첫 번째 약 : 8 시간 지남 → mg
· 두 번째 약 : 4 시간 지남 → mg
· 세 번째 약 : 방금 먹음 → mg
합하면 mg 입니다.
같은 약을 같은 양으로 먹는데 몸속 양은 계속 늘어납니다. 그렇다고 끝없이 쌓이지는 않습니다 — 이대로 계속 먹으면 mg 에 가까워지다가 멈춥니다.
약봉지에 적힌 '하루 세 번, 시간을 지켜서' 라는 한 줄이 이 셈에서 나옵니다.
여기 「풀어 보기」는 기본 한 벌입니다. 더 풀어 보고 싶으면 행복수학의 그 단원으로 건너가세요.
이 장과 이어지는 「만지는 수학」 칼럼입니다. 손끝으로 직접 끌고 눌러 보며 같은 생각을 몸으로 겪을 수 있습니다.
「절반씩 줄어들기」는 곳곳에 있습니다.
종이를 접을 때마다 두께가 두 배씩 늘어나는 지수적 증가의 반대편 거울상이 반감기입니다 — 제22장 에서 거꾸로 커지는 힘을 만나 보세요.
어니스트 러더퍼드(Ernest Rutherford)가 1907년 방사성 물질의 붕괴 속도가 남은 양에 비례함을 보이고 '반감기(half-life)' 개념을 정립한 방사선 연구(『Radioactivity』)에서 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