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사각형 모양의 모눈 종이를 네 조각으로 자릅니다. 조각들을 다시 재배열하여 정사각형을 만듭니다.
넓이를 세어 보니 8×8=64였던 넓이가 5×13=65가 되어 모눈 한 칸이 어디선가 생겨났습니다. 사라지거나 생겨난 한 칸은 어디로 숨었을까요?

1953년 뉴욕. 폴 커리라는 아마추어 마술사가 이 속임수를 만들어 냅니다. 그는 마술 도구 가게에 드나들던 사람이었고, 수학자가 아니었습니다. 카드 마술을 궁리하다 이 그림에 이르렀습니다.
그런데 이 그림의 비밀은 조각이 아니라 「빗변」에 있습니다. 두 작은 삼각형의 기울기를 재 보십시오. 하나는 8칸 가는 동안 3칸 오르고, 다른 하나는 5칸 가는 동안 2칸 오릅니다. 3÷8 = 0.375이고 2÷5 = 0.4입니다. 같지 않습니다.
그러니 큰 도형의 「빗변」은 곧은 선이 아니라 아주 살짝 꺾인 선입니다. 위로 볼록하게 꺾이느냐 아래로 오목하게 꺾이느냐에 따라 그 얇은 초승달 만큼 넓이가 달라지는데, 그 넓이가 정확히 한 칸입니다.
왜 하필 눈에 안 보일 만큼만 어긋날까요. 쓰인 수 2, 3, 5, 8, 13이 모두 피보나치 수이기 때문입니다. 피보나치 수는 이웃한 두 개의 곱이 가운데 수의 제곱과 꼭 1만큼 차이 납니다. 5×13 = 65이고 8×8 = 64입니다.
그래서 이 속임수는 얼마든지 더 크게 만들 수 있습니다. 뒤의 피보나치 수를 쓸수록 꺾인 각이 작아져 더 감쪽같아지는데, 사라지는 넓이는 여전히 한 칸입니다.
쓰임보다 경고가 값진 장입니다. 「눈으로 봐서 맞는 것 같다」가 얼마나 위험한지 보여 줍니다.
그래프에서 축을 조금 자르거나 그림 비율을 조금 바꾸면 없는 차이가 보이고 있는 차이가 사라집니다. 뉴스와 광고에서 실제로 자주 일어납니다.
조각을 오려 맞춰 본다
두 개의 직각삼각형과 두 개의 사다리꼴 조각을 종이로 오려 정사각형을 맞춥니다. 가로 8칸, 세로 8칸이면 넓이는 64칸입니다.
네 조각을 다시 엇갈려 붙여 가로 13칸, 세로 5칸인 직사각형을 만듭니다. 넓이를 곱하면 65칸이 됩니다. 똑같은 조각을 다시 놓았을 뿐인데 마법처럼 1칸이 늘어났습니다.
기울기가 다르다는 것을 재기
대각선이 반듯한 직선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기울기가 서로 다른 두 선분이 맞닿아 있습니다.
작은 삼각형의 빗변 기울기는 이고, 사다리꼴 빗변의 기울기는 입니다. 미세하게 꺾여 있어 가운데에 넓이 1짜리의 아주 얇은 눈동자 모양 틈새가 벌어져 있는 것을 눈이 착각한 것입니다.
넓이 차이를 셈으로
이 역설의 이면에는 피보나치 수열의 카시니 항등식(Cassini's Identity) 이 숨어 있습니다.
연속한 피보나치 수 5, 8, 13에 대하여 이 성립합니다. 피보나치 수의 비가 황금비에 가까워질수록 기울기 차이가 눈에 띄지 않아 완벽한 착시를 일으킵니다.
눈이 속는 까닭
이 퍼즐은 기하학적 거짓 증명(Geometrical Fallacy)의 고전이며, 조각별 아핀 변환(Piecewise Affine Transformation) 하에서의 르베그 측도(Lebesgue measure) 보존 법칙을 교육적으로 보여줍니다.
격자 다각형의 격자점과 넓이를 연계하는 픽의 정리(Pick's Theorem)를 적용하면 대각선 경계 상의 격자점 포함 여부로 숨겨진 측도의 오차를 완벽히 분석할 수 있습니다.
체스판 역설과 기울기 비교. 한 변이 8 인 정사각형(넓이 64)을 밑변 8·높이 3 인 직각삼각형 2개와 윗변 3·아랫변 5·높이 5 인 사다리꼴 2개로 나누어 5×13 직사각형을 만들었다.
(1) 밑변 8, 높이 3 인 직각삼각형의 빗변의 기울기 을 분수와 소수로 나타내시오.
(2) 밑변 5, 높이 2 인 사다리꼴 윗부분 빗변의 기울기 를 분수와 소수로 나타내시오.
(3) 임을 비교하고, 5×13 직사각형의 대각선이 일직선이 될 수 없는 까닭을 쓰시오.
(1) , (2) 로 기울기가 달라 직선이 아닌 얇은 평행사변형 틈이 생깁니다.
(1)
(2)
(3) 이므로 두 빗변은 한 직선이 아닙니다. 눈으로는 이어져 보이지만 사이에 아주 얇은 평행사변형 틈이 생깁니다.
그 틈의 넓이가 정확히 — 사라진 것처럼 보이던 한 칸입니다.
기울기 과 는 — 피보나치 수로 되어 있습니다. 이웃한 피보나치 수의 비가 서로 아주 가깝기 때문에 눈이 속는 것입니다.
여기 「풀어 보기」는 기본 한 벌입니다. 더 풀어 보고 싶으면 행복수학의 그 단원으로 건너가세요.
「눈이 속는 것」은 조심해야 할 곳이 많습니다.
조각을 다시 맞췄을 때 면적 한 칸이 사라진 것처럼 보였던 마술의 트릭은, 사실 연속한 피보나치 수열(2, 3, 5, 8)의 비가 황금비로 다가서며 만들어 낸 미세한 빈틈 때문입니다 — 제2장에서 그 수열의 비밀을 다시 확인해 보세요.
마술사이자 아마추어 수학자였던 폴 커리가 1953년 고안한 도형 재배치 퍼즐인 '커리의 역설'에서 비롯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