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란 종이 띠를 한 번 반 바퀴() 꼬아서 양 끝을 풀로 붙여 보세요. 그리고 띠의 한가운데에 연필을 대고 선을 쭉 그어 나갑니다.
종이를 뒤집지 않고 계속 앞으로만 달렸는데 시작했던 자리의 뒷면을 지나 다시 제자리로 돌아옵니다. 안쪽 면과 바깥쪽 면의 구분이 사라진 이 기묘한 고리의 비밀은 무엇일까요?


1858 년 라이프치히. 예순여덟 살의 천문대 교수가 책상 앞에서 종이 띠를 꼬았다 폈다 하고 있었습니다. 파리 과학아카데미가 내건 현상 공모에 낼 답을 찾는 중이었습니다. 「다면체를 어떻게 나눌 수 있는가」 — 그런 물음이었습니다.
그는 답을 찾다가 이상한 것을 하나 만났습니다. 종이를 한 번 비틀어 붙였더니 안과 밖을 나눌 수가 없었습니다. 「안쪽을 빨강, 바깥쪽을 파랑으로 칠하라」는 말이 성립하지 않는 물건이었습니다. 그의 이름은 아우구스트 뫼비우스였습니다.
그런데 같은 해, 괴팅겐에서도 한 사람이 똑같은 것을 만지고 있었습니다. 요한 베네딕트 리스팅입니다. 둘은 서로를 몰랐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이야기가 뒤집힙니다. 이것을 먼저 활자로 낸 사람은 리스팅이었습니다. 뫼비우스의 글은 그가 세상을 떠난 뒤에야 세상에 나왔습니다. 게다가 이런 것들을 다루는 학문에 「위상수학」이라는 이름을 붙인 사람도 리스팅이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우리가 부르는 이름은 뫼비우스의 띠입니다.
그러면 왜 면이 하나가 될까요. 종이에는 본디 앞면과 뒷면이 있습니다. 그냥 둥글게 붙이면 앞면은 앞면끼리, 뒷면은 뒷면끼리 만나 둘로 남습니다. 그런데 반 바퀴를 비틀면 앞면의 끝이 뒷면의 끝에 가서 붙습니다. 둘이 한 줄로 이어져 버리는 것입니다. 연필을 대고 따라가면 뒷면을 지나 제자리로 오는 것은 그래서입니다.
⭐ 여기까지 오면 가위로 잘랐을 때 왜 그런 일이 벌어지는지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위의 만지개에서 직접 확인해 보세요.
공장의 컨베이어 벨트와 프린터의 잉크 리본에 실제로 쓰입니다. 한쪽만 닳지 않고 양쪽이 고르게 닳아 수명이 두 배가 됩니다.
재활용 표시(♻)의 세 화살표도 뫼비우스의 띠 모양입니다.
띠를 만들어 직접 자른다
직접 만든 뫼비우스의 띠 중심선을 가위로 싹둑 잘라 봅니다. 두 개의 고리로 나뉠 것 같지만, 놀랍게도 두 번 꼬인 기다란 하나의 큰 고리가 됩니다.
이번에는 너비의 3분의 1 지점을 따라 한 바퀴 잘라 보세요. 큰 고리 하나와 작은 뫼비우스의 띠 하나가 서로 사슬처럼 얽히는 마술 같은 장면을 손으로 겪어보세요.
3분의 1 로 자르면 어떻게 되나
보통의 종이 띠는 앞면과 뒷면이라는 2개의 면과 위아래 2개의 모서리(경계선)를 가집니다.
하지만 반 바퀴 꼬아서 붙이는 순간 앞면과 뒷면이 하나로 이어져 면이 1개가 되고, 위쪽 모서리와 아래쪽 모서리가 하나로 연결되어 둘레 경계선도 1개뿐인 단면(Single-sided) 곡면으로 변합니다.
방향성·경계 세기
수학적으로 뫼비우스의 띠는 방향을 정할 수 없는 곡면(Non-orientable Surface)의 가장 단순한 모델입니다. 법선 벡터를 띠를 따라 한 바퀴 이동시키면 반대 방향으로 뒤집혀 돌아옵니다.
뫼비우스의 띠 두 개의 경계를 서로 이어 붙이면 4차원 공간에서만 자기 교차 없이 존재할 수 있는 닫힌 단측 곡면인 클라인 병(Klein Bottle)과 실사영평면(Real Projective Plane)이 만들어집니다.
클라인 병·다양체
아우구스트 뫼비우스가 1858년 발견한 이 띠는 위상수학의 다양체(Manifold) 및 올다발(Fiber Bundle) 이론의 핵심 모형입니다.
현대 공학에서는 컨베이어 벨트를 뫼비우스 띠 모양으로 만들어 벨트 양면이 골고루 닳게 하여 수명을 두 배로 늘리고, 저항이 없는 초전도체 회로와 탄소 나노튜브 및 화학 분자 합성의 독특한 토폴로지 설계에 응용됩니다.
뫼비우스의 띠와 절단. 직사각형 종이 띠를 꼬아 만든 뫼비우스 띠가 있다.
(1) 뫼비우스의 띠의 면의 개수와 경계선(모서리)의 개수를 각각 쓰시오.
(2) 뫼비우스의 띠의 한가운데 중심선을 따라 가위로 자르면 몇 개의 고리가 생기는가?
(3) 가장자리로부터 너비의 지점을 따라 가위로 끝까지 잘랐을 때 생기는 고리들의 구성 상태를 설명하시오.
(3) 길이가 긴 고리 1개와 원래 길이의 뫼비우스 띠 1개가 서로 얽힌 채로 연결되어 나옵니다.
(1) 면 1 개 · 경계선 1 개 입니다.
가운데에 연필을 대고 떼지 않은 채 계속 그으면 출발점으로 돌아옵니다 — 안쪽과 바깥쪽이 이어져 있어 면이 하나입니다. 가장자리도 마찬가지로 한 줄로 이어져 있습니다.
(2) 1 개입니다.
둘로 갈라질 것 같지만 길이가 두 배인 고리 하나가 나옵니다. 그 고리는 꼬임이 (네 번)이라 앞뒤가 있는 보통 띠입니다 — 뫼비우스가 아닙니다.
(3) 고리 두 개가 서로 꿴 채 나옵니다.
· 원래 길이 그대로인 뫼비우스 띠 1 개 (폭은 )
· 길이가 두 배인 보통 띠 1 개 (폭은 )
가위는 한 번 돌아 제자리에 오지 않고 두 바퀴를 돌게 되는데, 그 두 바퀴가 가운데 을 남겨 놓기 때문입니다.
1858 년 뫼비우스와 리스팅이 같은 해에 따로 찾아냈습니다. 종이 한 장과 가위만 있으면 지금 이 자리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직접 잘라 보기 전에는 아무도 믿지 않습니다.
「안과 밖이 없다」는 위상수학의 시작입니다.
종이띠를 반 바퀴 꼬아 붙여 안과 밖의 경계를 하나로 녹여버린 뫼비우스의 띠는, 평면 지도의 네 색 정리를 넘어 도넛 곡면 위에서 일곱 색이 필요해지는 제116장 과 함께 공간의 위상적 모양이 빚어내는 새로운 기하학의 세계로 우리를 이끕니다.
독일의 수학자이자 천문학자인 아우구스트 페르디난트 뫼비우스(August Ferdinand Möbius)가 1858년 파리 과학 아카데미에 제출한 논문에서 요한 베네딕트 리스팅과 독립적으로 발견한 단측 곡면(경계와 면이 각각 하나뿐인 곡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