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변이 10센티미터인 정사각형을 반듯하게 그리고 대각선 양 끝을 자로 대어 길이를 재어 보세요. 14.1센티미터보다 조금 길고 14.2센티미터보다는 짧습니다.
더 가는 눈금의 자를 가져와 아무리 돋보기로 들여다보아도 소수점 아래 숫자가 끝없이 이어지며 딱 떨어지지 않습니다. 왜 자로 반듯하게 그은 선인데도 분수로 똑 떨어지게 적을 수 없을까요?

기원전 5세기, 피타고라스 학파의 믿음은 「모든 것은 수다」였습니다. 여기서 수란 정수와 정수의 비를 뜻했습니다. 세상의 모든 길이가 두 정수의 비로 적힌다고 믿었습니다.
그런데 그 믿음을 깬 것이 하필 자기들의 정리였습니다. 한 변이 1인 정사각형의 대각선 — 피타고라스 정리로 곧장 나오는 그 길이가 어떤 분수로도 적히지 않았던 것입니다. 이것을 밖에 발설한 히파소스가 바다에 던져졌다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사실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왜 분수가 될 수 없을까요. 더 이상 약분되지 않는 분수 p/q로 적혔다고 해 봅시다. 제곱하면 2q² = p²이 됩니다. 그러면 p²이 짝수이고, 제곱해서 짝수가 되는 수는 짝수뿐이므로 p도 짝수입니다.
p = 2k로 놓고 넣으면 2q² = 4k², 곧 q² = 2k²입니다. 같은 이유로 q도 짝수입니다.
그런데 p와 q가 둘 다 짝수라면 2로 약분할 수 있습니다. 「더 이상 약분되지 않는다」고 해 놓고 시작했으니 앞뒤가 맞지 않습니다. 그래서 그런 분수는 처음부터 없었던 것입니다.
히파소스가 던져졌다는 곳도 배 위였다고 전해집니다. 학파 사람들과 함께 항해하던 중이었다는 것입니다. 다만 이 이야기는 여러 갈래로 전해지고 어느 것이 사실인지 알 수 없습니다. 확실한 것은 그 뒤로 그리스 수학이 수에서 도형 쪽으로 기울었다는 것뿐입니다. 분수로 안 되는 길이를 다루려면 그럴 수밖에 없었습니다.
A4 용지가 이 비율입니다. 가로세로가 라서 반으로 접어도 모양이 같습니다.
그래서 A4를 반으로 접으면 A5, 두 장을 이으면 A3 — 종이를 낭비 없이 나눌 수 있습니다. 세계 대부분의 나라가 쓰는 규격입니다.
정사각형 대각선을 자로 재 본다
한 변이 1인 정사각형의 대각선 위에 정사각형을 하나 더 얹어 봅니다. 큰 정사각형의 넓이는 원래 정사각형 두 개를 합친 것과 같아 정확히 2가 됩니다.
넓이가 2인 정사각형의 한 변 길이는 얼마일까요? 1을 곱하면 1이고 2를 곱하면 4가 되니 1과 2 사이의 어떤 수입니다. 1.4를 제곱하면 1.96, 1.41을 제곱하면 1.9881처럼 2에 끝없이 다가가지만 결코 딱 2가 되는 분수는 찾을 수 없습니다.
1.414… 가 끝나지 않는 것
만약 대각선 길이 가 분수 (더 이상 약분되지 않는 기약분수)로 나타낼 수 있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양변을 제곱하여 정리하면 이 됩니다. 이것은 이 짝수라는 뜻이므로 도 짝수여야 합니다. 로 바꾸어 대입하면 , 곧 이 되어 마저 짝수가 됩니다. 분모와 분자가 둘 다 짝수이면 기약분수라는 처음에 어긋납니다. 그래서 분수가 될 수 없습니다.
귀류법으로 무리수 증명
이 증명은 결론을 부정하여 모순을 이끌어내는 귀류법(Proof by Contradiction)의 가장 대표적인 본보기입니다. 유리수체 위에서 다항방정식 은 유리수 해를 갖지 않습니다.
유리수 계수 다항식의 근이 되는 수를 대수적 수(Algebraic number)라 부르며, 는 차수가 2인 대수적 무리수입니다. 수직선 위에 유리수만으로는 빈틈이 생기며, 무리수가 채워져야 비로소 연속적인 실수 직선이 완성됩니다.
대수적 수와 초월수
피타고라스 학파의 통약 불가능성(Incommensurability) 발견은 기하학 중심의 그리스 수학을 낳았습니다. 19세기 데데킨트의 절단(Dedekind cut)과 칸토어의 코시 수열 완비화는 무리수를 엄밀한 공리계 위에 세웠습니다.
와 같은 대수적 수들의 집합 은 가산 무한 집합인 반면, 다항식의 근조차 되지 못하는 초월수(Transcendental number)는 비가산 무한이어서 실수의 거의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정사각형 대각선의 길이와 무리수. 한 변의 길이가 인 정사각형의 대각선 길이를 라 하자.
(1) 피타고라스 정리를 이용하여 가 만족하는 이차방정식을 쓰시오.
(2) , 임을 이용하여 가 과 사이에 있음을 설명하시오.
(3) (단, 는 유리수)일 때, 이면 가 되어 유리수가 되는 모순이 발생한다. 이를 통해 임을 보이시오.
(1) , (3) 유리수와 무리수의 상등 성질에 의해 입니다.
(1) 이므로 (단 ) 입니다.
(2) 제곱하면 대소가 그대로이므로 (양수끼리) 제곱한 값을 견줍니다.
그러므로 입니다.
⭐ 뿌리를 직접 재지 않고 제곱해서 견주었습니다. 더 좁히려면 · — 이렇게 한 자리씩 조여 갑니다 ().
(3) 이라 가정해 봅니다.
그러면 인데, 가 유리수이므로 오른쪽은 유리수입니다.
그런데 는 무리수입니다. 모순입니다.
그러므로 이어야 하고, 그것을 처음 식에 넣으면 .
⭐ 이것이 무리수의 상등입니다 — 이면 가 됩니다. 유리수 부분과 무리수 부분이 서로 섞이지 않습니다.
2,500 년 전 피타고라스 학파는 모든 것은 수의 비라 믿었습니다. 그런데 자기들이 가장 아끼던 정사각형의 대각선이 그 비로 쓰이지 않았습니다.
가장 단순한 도형이 가장 깊은 구멍을 냈습니다. 그 구멍을 메우는 데 2,000 년이 걸렸고, 그 끝에 실수가 태어났습니다.
여기 「풀어 보기」는 기본 한 벌입니다. 더 풀어 보고 싶으면 행복수학의 그 단원으로 건너가세요.
수의 세계가 유리수보다 훨씬 넓다는 첫 신호였습니다.
피타고라스 정리가 낳은 가장 큰 충격은 직각삼각형 빗변의 길이인 가 어떤 정수 분수로도 적히지 않는다는 발견이었습니다 — 제17장 에서 이 길이의 출발점을 다시 짚어봅니다.
기원전 5세기 피타고라스학파(히파소스 전승)와 유클리드의 『원론』 제10권 명제 117(귀류법을 이용한 공통 척도 불가능 증명)에서 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