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두 개를 나란히 놓고 하나를 옆으로 밀어 보세요. 눈금이 1, 2, 3, 4 로 고르게 매겨진 자라면 더하기가 됩니다. 그런데 눈금을 1, 2, 4, 8, 16 으로 매긴 자를 밀면 어떻게 될까요.
곱하기가 됩니다. 밀기만 했는데 곱셈이 되는 것입니다. 옛사람들이 이 자 하나로 삼백 년 동안 천문 계산을 했습니다.

1614년 스코틀랜드 에든버러 근처의 머키스턴 성. 성주 존 네이피어가 스무 해에 걸쳐 만든 표 하나를 세상에 내놓습니다. 곱셈을 덧셈으로 바꾸는 표였습니다. 천문학자 케플러는 이것을 받아 들고 「천문학자의 수명을 두 배로 늘렸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정작 네이피어 자신은 이것을 자기 평생의 역작으로 여기지 않았습니다. 그는 신학자였고, 자기가 가장 자랑스러워한 책은 요한계시록 해설서였습니다. 곁가지로 만든 계산표가 그의 이름을 남긴 것입니다. 그는 성 둘레에 검은 수탉을 풀어 도둑을 잡는다는 소문이 돌 만큼 괴짜로도 유명했습니다.
왜 곱셈이 덧셈이 될까요. 2를 몇 번 곱했는가를 적어 보십시오. 2는 한 번, 4는 두 번, 8은 세 번, 16은 네 번입니다.
이제 4와 8을 곱해 보십시오. 32입니다. 그런데 2와 3을 더하면 5이고, 2를 다섯 번 곱하면 정확히 32입니다. 곱하는 수는 곱해지고 「몇 번 곱했나」는 더해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몇 번 곱했나」만 표로 만들어 두면, 큰 수의 곱셈이 표를 두 번 찾고 한 번 더하는 일로 줄어듭니다. 그 「몇 번」이 바로 로그입니다.
지진의 규모, 소리의 데시벨, 산성도 pH, 별의 등급 — 모두 로그 눈금입니다. 아주 넓은 범위를 한 자에 담아야 할 때 쓰입니다. 규모 7은 6보다 서른 배쯤 큰 에너지입니다.
2를 곱한 횟수를 아래 줄에 적는다
공책에 2, 4, 8, 16, 32, 64 를 한 줄로 적습니다. 그 아래에 「2를 몇 번 곱했나」를 적습니다 — 1, 2, 3, 4, 5, 6.
이제 위 줄에서 4와 8을 곱해 보세요. 32입니다. 아래 줄에서 2와 3을 더해 보세요. 5입니다. 위 줄의 32 아래에 적힌 수가 바로 5입니다.
곱하기를 더하기로 바꿔 푼 것입니다. 다른 짝으로도 해 보세요.
10의 지수끼리 더해 본다
입니다. 지수는 더해집니다. 그러니 100 × 1000 을 셈하려면 2 + 3 = 5 만 하면 됩니다.
그런데 350 × 4200 처럼 10의 거듭제곱이 아닌 수는 어떻게 할까요. 「10을 몇 번 곱하면 350이 되나」를 소수까지 적을 수 있다면 됩니다. 350은 쯤입니다.
이 「몇 번」을 이라 씁니다. 표에서 두 값을 찾아 더하고, 거꾸로 표를 되짚으면 답이 나옵니다.
로그의 정의와 밑변환
일 때 로 씁니다. 「a를 몇 번 곱하면 b가 되나」입니다.
세 가지가 거의 전부입니다. , , .
밑을 바꾸는 것도 한 줄입니다 — . 계산기에 상용로그밖에 없어도 어떤 밑이든 구할 수 있는 까닭입니다.
자연로그와 소수의 분포
밑을 로 잡은 것이 자연로그 입니다. 미분하면 이 되어 가장 단순해집니다. 「자연스럽다」는 이름이 붙은 까닭입니다.
더 깊은 자리도 있습니다. 소수 정리는 이하의 소수 개수가 에 가까워진다고 말합니다. 소수를 세는데 로그가 나오는 것입니다.
정보를 재는 단위 비트도 밑이 2인 로그이고, 엔트로피의 정의에도 로그가 들어 있습니다.
로그로 자릿수 세기.
(1) 가 1000에 가깝다는 것만 써서 를 어림하시오.
(2) 이라 할 때 은 몇 자리 수인가?
(3) 종이 한 장의 두께가 0.1mm 다. 42번 접으면 두께가 몇 km 가 되는가? ( 을 쓰시오.)
(1) 약 0.3입니다.
이므로 양변에 상용로그를 취하면 , 곧 .
참값은 0.30103 이니 어림이 아주 좋습니다.
(2) 31자리입니다.
.
로그의 정수부가 30이므로 , 따라서 자릿수는 30 + 1 = 31.
실제로 — 세어 보면 31자리입니다.
(3) 약 440km입니다.
두께는 mm.
이므로 .
따라서 mm mm m = 약 440km.
⭐ 대기권 밖(약 100km)을 훌쩍 넘습니다. 제22장 과 이어집니다.
로그가 없었다면 근대 천문학과 항해는 훨씬 늦어졌을 것입니다.
존 네이피어(John Napier)가 1614년 『놀라운 로그 법칙의 기술』(Mirifici Logarithmorum Canonis Descriptio)에서 처음 발표했습니다. 「로그(logarithm)」라는 말도 그가 지었습니다. 상용로그(밑 10)는 헨리 브리그스가 네이피어와 의논해 다듬었습니다. 공개된 수학 사실이며, 계단·문항·그림은 우리가 지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