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과 정리
별과 정리 · 제23장 · 1부 · 누구나 손댈 수 있는 것

카발리에리의 원리

Cavalieri's Principle
단면이 같으면 부피도 같다 — 기울어진 탑도 마찬가지

동전 탑을 옆으로 밀어 보세요

동전 50개를 똑바로 위로 쌓아 올린 원기둥과, 옆으로 비스듬히 밀어 기울어지게 만든 탑을 비교해 보세요.

모양은 삐딱해졌지만 두 동전 탑의 부피와 무게는 완벽히 똑같습니다. 왜 얇은 층들의 넓이가 같으면 전체 부피도 항상 같을까요?

이야기

카발리에리의 원리
곧게 쌓은 탑과 기울인 탑의 부피가 같다
보나벤투라 카발리에리 초상
보나벤투라 카발리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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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c domain · 위키미디어 공용

1635년 볼로냐. 수도사이자 갈릴레오의 제자였던 보나벤투라 카발리에리가 『불가분량의 기하학』을 펴냅니다. 도형이 무한히 얇은 조각들로 이루어져 있다고 보는 책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생각은 당시에 위험한 것으로 여겨졌습니다. 예수회는 1632년에 「불가분량」을 소속 학교에서 가르치지 못하게 하는 목록에 올렸습니다. 두께가 없는 것을 아무리 쌓아도 두께가 생기지 않는다는 반박이 있었고, 그것은 사실 옳은 반박이었습니다.

그런데도 이 방법은 맞는 답을 냈습니다. 그리고 삼십 년 뒤 뉴턴과 라이프니츠의 손에서 적분이 됩니다. 금지 목록에 올랐던 생각이 미적분의 씨앗이었던 것입니다.

🚩 그보다 천 년 앞서 중국의 조긍이 같은 원리로 구의 부피를 구했습니다. 동아시아에서는 이것을 「조긍의 원리」라 부릅니다.

원리가 통하는 까닭은 단순합니다. 어느 높이에서 잘라도 단면이 같다면 같은 조각을 자리만 옮긴 것이기 때문입니다. 옮기는 일은 부피를 바꾸지 못합니다.

오늘 이것이 하는 일

CT와 MRI가 몸속을 보는 원리입니다. 얇게 썬 단면들을 쌓아 부피와 모양을 되살립니다.

3D 프린터가 층층이 쌓아 올리는 것도, 지층의 두께로 땅속 부피를 재는 것도 같은 생각입니다.

계단 넷 — 같은 사실을 네 깊이로

초4 · 초5 — 손으로 해 본다

동전을 쌓아 기울여 본다

새 카드 한 덱을 반듯하게 세워 놓았을 때와, 옆으로 비스듬히 밀어 평행사변형 모양으로 기울였을 때를 비교합니다.

종이 한 장 한 장의 넓이와 장수가 같으므로 전체 부피는 변하지 않습니다. 같은 높이에서 칼로 잘랐을 때 단면의 넓이가 항상 같다면 아무리 모양이 휘어 있어도 두 입체의 부피는 같습니다.

동전 더미를 비스듬히 기울여 보세요

100장의 동전 기둥을 반듯하게 세웠다가 손가락으로 오른쪽으로 45도 기울인다
부피 기울어진 옆선 한 층의 넓이
모양이 심하게 비틀려 훨씬 커 보이는데, 그런데 칼로 자른 가로 단면은 어느 층이나 동전 1개 넓이 그대로다
동전 탑을 옆으로 밀어 비스듬히 눕혀도 동전 개수는 단 1개도 안 변한다
중1 · 중2 — 까닭을 찾는다

기울인 기둥의 부피

이 원리를 카발리에리의 원리(Cavalieri's Principle)라고 합니다. 두 입체를 밑면에 평행한 평면으로 잘랐을 때 모든 높이에서 단면의 넓이가 같으면 부피가 같습니다.

이를 이용하면 밑면 넓이와 높이가 같은 사각기둥과 원기둥, 사각뿔과 원뿔의 부피가 왜 서로 같은지 복잡한 계산 없이 한눈에 이해할 수 있습니다.

자른 면이 같으면 부피도 같습니다

높이 h에서 반구의 수평 단면(원)과 원기둥에서 원뿔을 뺀 단면(고리)의 반지름을 슬라이더로 잰다
곧은 기둥의 단면(높이 h) 기울인 기둥의 단면 차이
옆으로 밀린 거리
반구 단면은 반지름이 √(R²-h²)인 원이고 원뿔 뺀 통 단면은 외경 R, 내경 h인 고리인데, 그런데 두 단면의 넓이가 모든 높이 h에서 정확히 π(R²-h²)로 일치한다
공 조각과 구멍 뚫린 깡통 조각의 쇠붙이 무게를 달아보면 모든 높이에서 저울이 수평을 이룬다
고1 · 고2 — 넓혀 본다

구의 부피 유도

반지름 인 반구의 부피를 구할 때, 밑면 반지름 ·높이 인 원기둥에서 거꾸로 된 원뿔을 파낸 입체와 비교합니다.

높이 에서 자른 반구의 단면 넓이는 이고, 파낸 원기둥 단면 넓이도 로 일치합니다. 따라서 반구의 부피는 원기둥 부피에서 원뿔 부피를 뺀 이 됩니다.

구의 부피를 알아내 보세요

반지름 R인 두 원기둥이 직교할 때 높이 z에서의 단면을 정사각형으로 잘라 부피를 적분한다
구의 단면 π(r²−h²) 원기둥−원뿔 πr²−πh² 차이
겉모양은 곡면이 복잡하게 얽힌 공 같은 입체인데, 그런데 어느 높이에서 잘라도 단면이 정사각형(한 변 2√(R²-z²))이라 원주율 π가 사라지고 유리수 부피 16/3 R³이 튀어나온다
둥근 원기둥 둘을 겹쳤는데 잘라보면 단면이 반듯한 정사각형이고 계산에 원주율도 안 들어간다
대학 — 어디까지 가나

적분의 전신

카발리에리의 불가분량(Indivisibles) 개념은 리만 적분 및 다중 적분의 푸비니 정리(Fubini's Theorem)의 역사적 모태입니다.

현대 측도론에서는 르베그 가측 집합에 대한 카발리에리 슬라이싱 원리로 정식화되며, 컴퓨터 단층촬영(CT) 영상 재구성 알고리즘인 라돈 변환(Radon transform)의 기본 적분 논리로 계승됩니다.

적분으로 다시 세어 보세요

좌표축 단면 적분 순서를 dx dy 에서 dy dx 로 바꾸며 적분 영역을 스캔한다
리만 합 참값 4/3πr³ 차이
복잡하게 뒤틀린 고차원 입체라도, 그런데 각 단면의 넓이만 알면 전체 회전이나 변형에 상관없이 적분 순서를 바꿔도 부피가 완전히 보존된다
식빵을 가로로 썰든 세로로 썰든 모아놓은 빵의 전체 양은 단 1g도 변하지 않는다

풀어 보기

중학교 · 고등학교 수준  ·  답은 검산을 마쳤습니다

카발리에리 원리와 구의 부피. 반지름 인 반구 입체 A 와, 밑면 반지름 6·높이 6 인 원기둥에서 원뿔을 파낸 입체 B 가 있다.

(1) 바닥에서 높이 인 지점에서 반구 A 를 수평으로 자른 단면(원)의 넓이 를 구하시오.
(2) 같은 높이 에서 입체 B 를 수평으로 자른 단면(도넛 모양)의 넓이 를 구하시오.
(3) 카발리에리 원리를 이용하여 반구의 부피 를 구하고, 반지름 6 인 구 전체의 부피를 구하시오.

(1), (2) 모두 로 같으며, 구 전체 부피는 입니다.

답과 풀이 보기

(1) 반구를 높이 에서 자르면 단면 반지름은 이므로

(2) 원기둥에서 원뿔을 판 입체는 높이 에서 바깥 반지름 6, 안쪽 반지름 인 도넛이 됩니다.
둘이 같습니다.

(3) 어느 높이에서 잘라도 단면 넓이가 같으므로 카발리에리 원리에 따라 부피도 같습니다.

구 전체는 그 두 배인 이고, 일치합니다.

여기 「풀어 보기」는 기본 한 벌입니다. 더 풀어 보고 싶으면 행복수학의 그 단원으로 건너가세요.

만지는 수학으로 손에 쥐어 보기

이 장과 이어지는 「만지는 수학」 칼럼입니다. 손끝으로 직접 끌고 눌러 보며 같은 생각을 몸으로 겪을 수 있습니다.

더 멀리

「단면을 쌓아 부피를 얻는다」는 오늘날 그대로 쓰입니다.

이어지는 장

얇은 동전들을 비스듬히 밀어도 전체 부피가 변하지 않는 카발리에리의 원리는, 아르키메데스가 평생 가장 자랑스러워했던 구와 원기둥의 부피 비를 단숨에 증명해 주는 강력한 무기가 됩니다 — 제3장에서 그 감동을 다시 느껴보세요.

영감을 받은 곳

보나벤투라 카발리에리가 1635년에 펴낸 저서 『불가분량의 연속체 기하학』에서 단면적 비교를 통한 부피 계산 원리로 처음 제안했습니다.

올린 그림 — 크게 보고 고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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