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과 정리
별과 정리 · 제125장 · 2부 · 조금 자란 뒤에

힐베르트의 무한 호텔

Hilbert's Grand Hotel
만실인데 손님을 또 받는다

빈방 없는 호텔에 손님을 받아보세요

무한히 많은 방을 가진 호텔에 손님이 꽉 차서 빈방이 단 하나도 없습니다. 이때 새로운 손님 한 명이 찾아와 방을 달라고 합니다.

지배인은 손님을 돌려보내지 않고 모든 방의 손님을 옆 방으로 한 칸씩 옮겨 1번 방을 뚝딱 비워냅니다. 만실인데 어떻게 새 손님을 계속해서 무한히 받을 수 있을까요?

이야기

힐베르트의 무한 호텔
끝없이 이어지는 복도 — 맨 앞 문만 열려 있다
다비트 힐베르트 초상
다비트 힐베르트
Unknown authorUnknown author
Public domain · 위키미디어 공용

방이 무한히 많은 호텔이 있습니다. 그런데 모든 방이 꽉 찼습니다. 손님이 한 명 더 왔습니다. 받을 수 있을까요?

받을 수 있습니다. 1호실 손님을 2호실로, 2호실을 3호실로, 모두 한 칸씩 옮기면 1호실이 빕니다.

손님이 백 명 오면 백 칸씩 옮기면 됩니다. 그러면 무한히 많은 손님이 오면?

이번엔 1호실 손님을 2호실로, 2호실을 4호실로, n호실을 2n호실로 옮깁니다. 그러면 홀수 방이 모두 빕니다. 무한히 많은 방이 생겼습니다.

꽉 찬 호텔에 무한한 손님을 더 받았습니다. 다비트 힐베르트가 무한의 이상함을 보여 주려고 만든 이야기입니다.

여기서 배울 것은 이것입니다. “전체가 부분보다 크다”는 우리의 상식은 유한한 것에서만 참입니다. 무한에서는 짝수의 개수와 자연수의 개수가 같습니다.

이런 일이 가능한 까닭무한에서는 부분이 전체와 같은 크기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유한한 세계에서는 짝수가 자연수의 절반이지만, 무한에서는 하나씩 짝지을 수 있으니 같은 크기입니다.

그러니 손님을 옮겨도 방이 모자라지 않습니다. 「가득 찼다」는 말이 「더 못 받는다」는 뜻이 아닌 곳 — 그것이 무한입니다.

오늘 이것이 하는 일

「전체가 부분보다 크다」는 유한한 것에서만 참입니다. 이 감각이 무한을 다루는 문을 열었습니다.

그 위에 극한·적분·확률이 세워졌고, 그것 없이는 물리학도 공학도 없습니다.

계단 넷 — 같은 사실을 네 깊이로

초4 · 초5 — 손으로 해 본다

방 번호를 옮기는 놀이

1번 손님은 2번 방으로, 2번은 3번 방으로, 번 손님은 번 방으로 동시에 한 칸씩 옆으로 이동합니다.

모든 손님이 방을 하나씩 차지하면서 맨 앞의 1번 방이 거짓말처럼 텅 비게 됩니다. 손님이 백 명이 더 오든, 무한히 많은 손님을 태운 버스가 오든 모든 손님을 2배 번호 방으로 옮기면 홀수 번호 방이 무한히 비어 모두 입실할 수 있습니다.

손님을 한 칸씩 옮겨 보세요

새 손님 수를 밀어 보세요.
생긴 빈 방 옮길 칸 수 쫓겨난 손님
견줄 자리에서는 몇 배
방이 꽉 찼는데도 자리가 생깁니다.
무한에서는 「꽉 찼다」가 「더 못 받는다」를 뜻하지 않습니다.
중1 · 중2 — 까닭을 찾는다

짝수와 자연수가 같은 수만큼

유한한 세계에서는 '전체는 부분보다 항상 크다'는 상식이 지배합니다. 하지만 무한의 세계에서는 자연수 전체의 개수와 짝수 전체의 개수가 똑같습니다.

1은 2로, 2는 4로, 으로 빠짐없이 짝을 짓는 일대일 대응(Bijection)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무한 호텔은 무한 집합의 이 기묘한 성질을 한눈에 보여주는 사고실험입니다.

버스가 통째로 와도

버스와 손님을 밀어 보세요.
새 손님 몇 배로 옮기나 쫓겨난 손님
기존 손님을 (b+1) 배 방으로 옮기면 됩니다.
유한한 무리는 언제나 들어옵니다.
고1 · 고2 — 넓혀 본다

일대일 대응·가산

게오르크 칸토어는 무한에도 크기의 차이가 있음을 밝혔습니다. 자연수와 일대일 대응될 수 있는 무한을 가산 무한(Countable Infinity, )이라 부르며 정수, 유리수, 대수적 수가 모두 여기에 속합니다.

무한 대의 무한 버스가 와도 유리수 격자 나열법으로 모두 수용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실수는 대각선 논법(Diagonal Argument)에 의해 자연수와 짝을 지을 수 없는 비가산 무한(Uncountable)이어서 무한 호텔로도 수용이 불가능합니다.

무한한 버스가 무한히 와도

버스와 자리를 밀어 보세요.
배정된 방 쓰는 소수 겹치나
소수의 거듭제곱은 절대 겹치지 않습니다 (소인수분해의 유일성).
무한 × 무한도 여전히 셀 수 있습니다.
대학 — 어디까지 가나

칸토어 대각선·비가산

다비트 힐베르트가 1924년 강연에서 제시한 무한 호텔 역설은 집합론의 기수(Cardinality) 연산 , , 의 직관적 표현입니다.

무한의 산술 체계는 현대 수학에서 위상공간의 콤팩트성, 측도론, 튜링 기계의 계산 가능성 이론의 출발점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실수는 안 들어옵니다

자릿수를 밀어 보세요.
가짓수 10^k k 2^k 방
견줄 자리에서는 몇 배
칸토어가 대각선으로 보였습니다 — 실수는 방을 다 써도 남습니다.
무한에도 크기가 있습니다.

풀어 보기

중학교 · 고등학교 수준  ·  답은 검산을 마쳤습니다

힐베르트의 무한 호텔과 기수 연산. 모든 자연수 번호의 방이 꽉 찬 무한 호텔이 있다.

(1) 새로운 손님 1명이 왔을 때 기존 번 방 손님을 옮겨야 할 방 번호를 로 나타내시오.
(2) 무한히 많은 손님(1번, 2번, 3번...)이 새로 왔을 때 기존 손님들을 번 방으로 옮겼다. 새로 생기는 빈방들의 집합을 조건제시법으로 쓰시오.
(3) 자연수 집합 과 정수 집합 사이에 일대일 대응이 존재하여 두 집합의 크기가 같음을 설명하시오.

(1) , (2) (모든 홀수 번호 방)입니다.

답과 풀이 보기

(1) 번 방입니다.
모든 손님이 동시에 옆방으로 한 칸씩 옮기면 1 번 방이 비고, 아무도 밖으로 밀려나지 않습니다.
⭐ 유한한 호텔이라면 맨 끝 손님이 갈 곳이 없습니다. 무한 호텔에는 맨 끝이 없어서 됩니다.

(2) 모든 홀수 번호 방입니다.
이 통째로 비므로 무한히 많은 새 손님을 다 받을 수 있습니다 (새 손님 번은 번 방으로).

(3) 정수를 0 을 가운데 두고 좌우로 번갈아 줄 세우면 됩니다.

식으로 쓰면

이 대응은 빠짐도 겹침도 없으므로 입니다.
⛔ 정수가 자연수보다 두 배쯤 많아 보이지만, 무한에서는 '많다'가 개수가 아니라 짝지을 수 있느냐로 정해집니다.

그런데 모든 무한이 같은 것은 아닙니다. 칸토어는 실수는 자연수와 짝지을 수 없음을 보였습니다.
그러니 힐베르트 호텔도 실수만큼 많은 손님이 오면 손을 들어야 합니다. 무한에도 크기의 층이 있습니다.

여기 「풀어 보기」는 기본 한 벌입니다. 더 풀어 보고 싶으면 행복수학의 그 단원으로 건너가세요.

만지는 수학으로 손에 쥐어 보기

이 장과 이어지는 「만지는 수학」 칼럼입니다. 손끝으로 직접 끌고 눌러 보며 같은 생각을 몸으로 겪을 수 있습니다.

더 멀리

무한을 다루는 법이 수학의 문을 넓혔습니다.

이어지는 장

방이 빈틈없이 꽉 찼어도 투숙객을 한 칸씩 옆 방으로 옮겨 새 손님을 끝없이 받아들이는 무한의 마술은, 무한 속에서도 자연수와 실수의 크기가 전혀 다르다는 대각선 논법으로 이어집니다 — 제144장 에서 더 큰 무한의 세계로 건너가 보세요.

영감을 받은 곳

다비트 힐베르트(David Hilbert)가 1924년 괴팅겐 강연 「Über das Unendliche」(무한에 관하여)에서 무한집합의 기묘한 연산 성질을 대중에게 설명하기 위해 제시한 비유입니다.

올린 그림 — 크게 보고 고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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