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과 정리
별과 정리 · 제146장 · 4부 · 언젠가 닿을 것

바나흐–타르스키

The Banach-Tarski Paradox
공 하나를 쪼개 공 두 개를 만든다(부피가 두 배가 된다)

공 하나를 쪼개어 둘로 복제하기

단단한 차흙으로 빚은 당구공 하나가 손바닥 위에 있습니다. 이 공을 칼로 조심스럽게 다섯 조각으로 잘라냅니다.

조각을 늘리거나 찰흙을 덧붙이지 않고 오직 회전시키고 옮겨서 다시 맞춥니다. 처음과 완전히 똑같은 당구공 두 개가 뚝딱 완성된다면, 이것은 사기일까요 아니면 수학적 진실일까요?

이야기

바나흐–타르스키
다섯 조각으로 갈라 돌려 맞추니 공이 둘이 되었다
스테판 바나흐 초상
스테판 바나흐
nieznany/unknown
Public domain · 위키미디어 공용

공 하나를 몇 조각으로 나눈 뒤, 늘이거나 줄이지 않고 움직이고 돌리기만 해서 다시 붙입니다. 그랬더니 똑같은 공이 두 개가 되었습니다.

말이 안 됩니다. 그런데 수학에서는 참입니다.

1924년 스테판 바나흐알프레트 타르스키가 증명했습니다. 다섯 조각이면 됩니다.

어떻게 가능할까요? 열쇠는 그 조각들이 부피를 잴 수 없다는 데 있습니다. 우리가 아는 덩어리가 아니라 먼지처럼 흩어진 집합입니다. 부피가 0도 아니고 1도 아니라 아예 정의되지 않습니다.

부피가 없는 것을 합쳤으니 부피가 늘어도 모순이 아닙니다.

그리고 이 증명은 선택 공리를 씁니다. 「무한히 많은 상자에서 하나씩 고를 수 있다」는 당연해 보이는 규칙인데, 그것을 인정하면 이런 것이 따라옵니다.

진짜 콩을 쪼개서 두 개를 만들 수는 없습니다. 물질은 원자로 되어 있고, 원자는 먼지처럼 흩어지지 않습니다.

이 일이 가능해 보이는 까닭은 조각이 부피를 잴 수 없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칼로 자를 수 있는 조각이 아니라, 점들을 흩어 놓은 안개 같은 덩어리입니다. 그런 것에는 「부피」라는 말 자체가 붙지 않습니다.

그러니 「부피가 두 배가 되었다」는 말은 성립하지 않습니다. 없던 부피가 생긴 것이 아니라, 중간에 부피가 없는 상태를 지나간 것입니다.

🚩 이 결과는 선택공리를 쓸 때만 나옵니다. 그래서 이것을 「선택공리가 이상하다는 증거」로 보는 사람과 「무한이 원래 그렇다」로 보는 사람이 갈립니다.

오늘 이것이 하는 일

실생활에 쓰이는 곳은 없습니다. 진짜 물건을 쪼개 두 개로 만들 수는 없습니다 — 물질은 원자로 되어 있고, 원자는 먼지처럼 흩어지지 않습니다.

이 정리가 하는 일은 다른 것입니다. 수학이 자기 규칙을 시험하는 자리입니다. 「부피란 무엇인가」를 엄밀히 다시 묻게 만들었고, 그 답이 오늘 확률·통계의 바탕인 측도론이 되었습니다.

계단 넷 — 같은 사실을 네 깊이로

초4 · 초5 — 손으로 해 본다

사과를 쪼개 붙여 본다

사과 하나를 칼로 쪼개어 다른 모양을 만들어 봅니다. 보통은 조각들을 아무리 돌려 붙여도 사과 하나의 양을 넘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수학의 세계에서는 점들이 먼지보다도 미세하게 흩어진 상상 속의 조각을 만들어, 원래 크기의 사과 두 개로 감쪽같이 조립하는 기묘한 정리가 있습니다.

공 하나를 둘로

조각 수를 밀어 보세요.
가장 적은 조각 고른 수 만들어지는 공
필요한 조각 만들 공
다섯 조각이면 됩니다 — 잘라 옮기기만 했는데 부피가 두 배가 됩니다.
이것이 바나흐–타르스키 역설입니다.
⭐ 공 백 개도 만들 수 있습니다 — 조각만 더 내면 됩니다.
중1 · 중2 — 까닭을 찾는다

부피를 잴 수 없는 조각

바나흐와 타르스키는 3차원 공을 단 다섯 조각으로 쪼갠 뒤 오직 이동과 회전(강체 변환)만으로 원래와 똑같은 공 두 개를 만들 수 있음을 증명했습니다.

이것이 가능한 까닭은 쪼갠 조각들이 부피를 잴 수 없는 기괴한 비가측 집합이기 때문입니다. 1리터짜리 조각이라 부를 수 없는 괴물 같은 조각들이기에 '부피 보존'의 상식이 통하지 않습니다.

왜 부피가 안 지켜지나

조각 종류를 밀어 보세요.
부피를 잴 수 있나 고른 것 부피가 지켜지나
「부피」는 모든 집합에 매길 수 없습니다.
부피를 못 재는 조각이면 더해도 원래 부피가 안 나옵니다.
고1 · 고2 — 넓혀 본다

「잴 수 없는 조각」이라는 말

이 역설의 핵심 엔진은 3차원 회전군 내부에 존재하는 두 생성원 로 이루어진 자유군 의 존재입니다.

자유군은 자기 자신을 유한 조각으로 분할하여 처럼 두 개의 온전한 복사본으로 재조립할 수 있는 역설적 분할 성질을 가집니다. 여기에 선택공리(Axiom of Choice)를 적용하여 공의 점들을 궤도별로 쪼개어 비가측 조각들을 구성합니다.

선택공리가 필요합니다

공리를 밀어 보세요.
쓰나 역설이 생기나 고른 것
선택공리 없이는 이 역설이 생기지 않습니다.
「무한히 많은 상자에서 하나씩 고른다」는 당연해 보이는 약속의 대가입니다.
대학 — 어디까지 가나

선택공리

바나흐-타르스키 역설은 르베그 측도론(Measure Theory)에서 모든 부분집합에 모순 없이 부피를 부여할 수 없다는 비가측 집합(Non-measurable Set)의 필연성을 극적으로 웅변합니다.

현대 집합론에서는 선택공리(AC)의 수용 여부와 기하학적 군론의 유순군(Amenable Group) 이론을 발전시키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으며, 물리적 현실과 순수 수학적 연속체 모델 사이의 심오한 간극을 보여 줍니다.

1 차원·2 차원에서는 안 됩니다

차원을 밀어 보세요.
생기나 차원 회전군이 자유군인가
3 차원부터입니다 — 회전이 서로 바꿔 놓을 수 없기(비가환) 때문입니다.
평면의 회전은 순서를 바꿔도 같아서 이런 일이 안 생깁니다.

풀어 보기

중학교 · 고등학교 수준  ·  답은 검산을 마쳤습니다

바나흐-타르스키 역설과 선택공리. 다음 물음에 답하시오.

(1) 바나흐-타르스키 역설에서 3차원 공을 쪼개어 두 개로 복제할 때 조각들에 허용되는 기하학적 변환 두 가지를 쓰시오.
(2) 이 정리가 물리적 질량 보존 법칙과 모순을 일으키지 않는 수학적 까닭을 '조각의 부피' 관점에서 설명하시오.
(3) 무한개의 집합족에서 각각 원소를 하나씩 뽑아 새로운 집합을 구성할 수 있음을 보장하는 집합론의 공리 이름을 쓰시오.

(1) 평행이동과 회전이동(강체 변환)입니다. (2) 잘라낸 조각들이 르베그 부피를 정의할 수 없는 비가측 집합이기 때문입니다. (3) 선택공리입니다.

답과 풀이 보기

(1) 평행이동회전이동입니다 (합쳐서 강체운동).
늘이거나 줄이는 것은 허락되지 않습니다. 조각의 모양과 크기가 그대로인 채로 옮기고 돌리기만 해서 공 하나가 이 됩니다.
그래서 더 믿기 어렵습니다 — 늘였다면 놀랄 일이 아닙니다.

(2) 잘라 낸 조각들이 비가측 집합이기 때문입니다.
곧 그 조각들에는 부피라는 것 자체가 정의되지 않습니다.
「조각 부피의 합이 늘어났다」는 말을 아예 할 수가 없습니다. 더할 숫자가 없으니 모순도 없습니다.
⛔ 그리고 그 조각은 칼로 자를 수 있는 모양이 아닙니다 — 무한히 흩어진 먼지 같은 점의 모임이라 실제 물질로는 만들 수 없습니다. 그래서 질량 보존과 부딪히지 않습니다.

(3) 선택공리(Axiom of Choice)입니다.
⭐ 「무한히 많은 상자에서 하나씩 골라 새 집합을 만들 수 있다」 — 너무나 당연해 보이는 말입니다.
그런데 고르는 방법을 말하지 않고도 「골랐다」고 해도 된다는 데서 이 역설이 태어납니다.

1924 년 바나흐와 타르스키가 증명했습니다. 완두콩 한 알을 쪼개어 태양만 한 공으로 다시 맞출 수도 있습니다.
이 결과 때문에 선택공리를 버려야 하나를 두고 오래 다투었습니다. 결국 남겼습니다 — 그것 없이는 대부분의 현대 수학이 무너지기 때문입니다.
⭐ 이 역설이 알려 주는 것은 「우리 직관이 무한 앞에서 믿을 것이 못 된다」는 사실입니다. 부피라는 익숙한 개념조차 모든 모임에 붙일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더 멀리

「당연한 규칙」이 어디까지 데려가는지 보여 줍니다.

이어지는 장

선분을 쪼개고 지워 길이는 0인데 점은 가득 찬 집합을 만들었던 조작이 3차원 공간에서는 공 하나를 둘로 복제합니다 — 제117장 의 기묘한 집합론이 상식을 뛰어넘는 기하학적 분할로 확장됩니다.

영감을 받은 곳

스테판 바나흐(Stefan Banach)와 알프레트 타르스키(Alfred Tarski)가 1924년 폴란드 수학 학술지 『Fundamenta Mathematicae』에 발표한 논문 「점 집합의 합동 분할에 관하여」에서 발표했습니다.

올린 그림 — 크게 보고 고치기

✏️ 손으로 풀어보세요
문제 크기 105%
▼ 문제가 더 있습니다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