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과 정리
별과 정리 · 제87장 · 1부 · 누구나 손댈 수 있는 것

사슬이 그리는 곡선

The Catenary
포물선처럼 보이지만 아니다

줄을 늘어뜨리면 생기는 곡선

양손으로 긴 실이나 쇠목걸이의 양 끝을 잡고 자연스럽게 늘어뜨려 보세요. 가운데가 부드럽게 처지는 아름다운 곡선이 만들어집니다.

언뜻 보면 공을 던졌을 때 날아가는 포물선과 똑같아 보입니다. 하지만 늘어뜨린 사슬의 곡선은 정말 2차 함수 포물선일까요, 아니면 전혀 다른 수학적 곡선일까요?

이야기

로버트 훅으로 전해지는 초상
로버트 훅으로 전해지는 초상
훅의 확실한 초상은 남아 있지 않습니다
Public domain · 위키미디어 공용
사슬이 그리는 곡선
두 기둥 사이에 늘어진 사슬 — 포물선이 아니다

목걸이나 줄을 양손으로 잡고 늘어뜨려 보세요. 그 곡선이 포물선일까요?

갈릴레오는 포물선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아닙니다. 아주 비슷해 보이지만 다릅니다.

이 곡선을 현수선이라 합니다. 라틴어로 사슬을 뜻하는 말에서 왔습니다. 1690년대에 야코프 베르누이가 문제를 냈고, 그의 동생 요한과 하위헌스, 라이프니츠가 답을 찾았습니다.

식은 입니다. 지수함수를 써야 나옵니다. 포물선처럼 간단한 이차식으로는 안 됩니다.

여기서 아름다운 사실이 있습니다. 이 곡선을 뒤집으면 가장 튼튼한 아치가 됩니다. 늘어진 줄은 당기는 힘만 받는데, 뒤집으면 누르는 힘만 받기 때문입니다. 휘려는 힘이 생기지 않습니다.

가우디는 실제로 줄에 추를 매달아 거꾸로 늘어뜨려 성당 구조를 설계했습니다. 사진을 뒤집으면 그것이 곧 도면이었습니다.

이 곡선을 두고 갈릴레오가 포물선이라고 적었는데, 틀렸습니다. 1690년 야코프 베르누이가 문제로 내걸었고 이듬해 하위헌스·라이프니츠·요한 베르누이 세 사람이 각자 답을 냈습니다. 그들은 서로 다른 길로 갔지만 같은 곡선에 이르렀습니다. 「현수선」이라는 이름은 하위헌스가 지었습니다.

오늘 이것이 하는 일

다리의 케이블과 아치가 이 곡선입니다. 늘어진 사슬을 뒤집으면 가장 튼튼한 아치가 됩니다.

가우디가 사그라다 파밀리아를 설계할 때 실과 추를 거꾸로 매달아 모양을 찾았고, 전선이 처지는 정도를 계산하는 것도 이 식입니다.

계단 넷 — 같은 사실을 네 깊이로

초4 · 초5 — 손으로 해 본다

목걸이를 늘어뜨려 그려 본다

모눈종이에 줄을 늘어뜨려 연필로 모양을 본떠 그린 뒤, 거꾸로 뒤집어 보세요. 단단한 돌다리나 성문의 둥근 아치 모양이 됩니다.

아래로 축 늘어진 사슬은 중력을 받아 당겨지는 힘(장력)만 받습니다. 이를 거꾸로 뒤집으면 누르는 힘(압축력)만 받아서 기둥이나 접착제 없이도 스스로 버티는 가장 튼튼한 건축물이 됩니다.

사슬을 늘어뜨려 보세요

늘어짐을 밀어 보세요.
높이 a·cosh(x/a) a 포물선이라면
사슬은 포물선이 아닙니다현수선(cosh) 입니다.
갈릴레오는 포물선이라 했고, 60 년 뒤에 틀렸음이 밝혀졌습니다.
중1 · 중2 — 까닭을 찾는다

포물선과 겹쳐 보기

갈릴레오는 이 곡선이 포물선일 것이라 추측했지만 틀렸습니다. 포물선은 가로 방향으로 무게가 고르게 실릴 때 생기고, 사슬 곡선은 곡선 자체의 길이를 따라 무게가 고르게 실릴 때 생깁니다.

이 곡선을 라틴어로 사슬을 뜻하는 카테나(catena)에서 따와 현수선(Catenary)이라 부릅니다. 1691년 베르누이 형제와 라이프니츠, 호이겐스가 동시에 그 정체를 밝혔습니다.

포물선과 견줘 보세요

가로 자리를 밀어 보세요.
차이 현수선 포물선
가운데 근처는 거의 같지만 멀어질수록 갈라집니다.
cosh 를 펼치면 1 + x²/2 + x⁴/24 + ⋯ — 포물선은 그 앞 두 항입니다.
고1 · 고2 — 넓혀 본다

쌍곡코사인

현수선의 방정식은 쌍곡코사인 함수를 이용하여 로 표현됩니다.

이를 테일러 전개하면 이 되어 꼭짓점 부근에서는 포물선과 거의 구별되지 않지만, 양 끝으로 갈수록 지수함수의 영향으로 포물선보다 훨씬 가파르게 치솟습니다.

뒤집으면 아치

무게를 밀어 보세요.
굽힘 힘 압축 힘 무게
후크 : 「사슬이 늘어지듯, 뒤집으면 아치가 선다」
세인트루이스 게이트웨이 아치가 바로 이 곡선입니다.
대학 — 어디까지 가나

미분방정식·아치 설계

변분법(Calculus of variations)에서 사슬의 위치에너지를 최소화하는 오일러-라그랑주 방정식을 풀면 현수선 미분방정식 이 도출됩니다.

또한 현수선을 축 둘레로 회전시켜 얻는 현수면(Catenoid)은 회전면 중에서 유일하게 평균곡률이 0인 극소곡면(Minimal surface)으로, 비눗막이 두 원형 고리 사이에 형성하는 자연의 형태입니다.

회전시키면 비눗막

반지름을 밀어 보세요.
현수면 넓이 원기둥이라면 고리 사이
현수선을 돌린 현수면이 두 고리를 잇는 가장 작은 넓이입니다.
비눗물에 고리 둘을 담그면 자연이 스스로 이 곡선을 찾습니다.

풀어 보기

중학교 · 고등학교 수준  ·  답은 검산을 마쳤습니다

현수선과 쌍곡선함수. 현수선의 식 에 대하여 답하시오.

(1) 의 값을 구하여, 현수선의 최저점의 좌표를 구하시오.
(2) 임을 이용하여, (단, ) 임을 증명하시오.
(3) 가우디의 성가족 성당에서 현수선 아치를 건축 구조로 채택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역학적 이점을 설명하시오.

(2) 는 의 곱이 1이 됨을 이용하여 전개하세요.

답과 풀이 보기

(1) 이므로
최저점은 입니다.
가 곧 가장 낮은 곳의 높이입니다.

(2) 두 식을 그대로 넣고 펼칩니다.


이라 가운데 항만 살아남고 나머지는 모두 지워집니다.
확인 : 을 넣어 재도 정확히 1 입니다.

(3) 현수선 모양의 아치는 휘는 힘(굽힘 모멘트)이 생기지 않습니다.
줄을 늘어뜨리면 당기는 힘만 받습니다. 그 모양을 거꾸로 뒤집으면 이번에는 누르는 힘만 받게 됩니다.
돌과 벽돌은 누르는 데는 아주 강하고 당기는 데는 약합니다. 그래서 이 모양이면 얇은 기둥으로도 무너지지 않습니다.

가우디는 계산 대신 천장에 실과 모래주머니를 매달아 놓고 그 사진을 거꾸로 뒤집어 설계도로 삼았습니다.
중력이 대신 풀어 준 셈입니다. 성가족 성당은 그렇게 만들어져 140 년째 올라가고 있습니다.

여기 「풀어 보기」는 기본 한 벌입니다. 더 풀어 보고 싶으면 행복수학의 그 단원으로 건너가세요.

만지는 수학으로 손에 쥐어 보기

이 장과 이어지는 「만지는 수학」 칼럼입니다. 손끝으로 직접 끌고 눌러 보며 같은 생각을 몸으로 겪을 수 있습니다.

더 멀리

현수선은 건축과 토목에 그대로 쓰입니다.

이어지는 장

언뜻 완벽한 포물선처럼 보이지만 미적분과 장력의 법칙이 빚어낸 곡선은 사슬만의 길을 걷습니다 — 굴러가는 바퀴가 그리는 제89장 의 사이클로이드와 함께 물리학이 빚은 아름다운 곡선의 쌍을 이룹니다.

영감을 받은 곳

갈릴레오가 포물선이라 추측했던 늘어진 사슬 곡선에 대해, 1691년 요한 베르누이(Johann Bernoulli), 크리스티안 호이겐스(Christiaan Huygens), 고트프리트 라이프니츠(Gottfried Leibniz)가 『Acta Eruditorum』을 통해 각각 독자적으로 현수선 방정식을 증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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